네이버, 카카오, 당근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지역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동네소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관련 조직을 정비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업계는 지난해 당근의 호실적으로 플랫폼 기업들이 새 수익원을 찾기 위해 동네 기반 사업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동네소식'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네소식은 현재 서울 송파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정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본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확대 시점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오는 하반기가 유력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로컬 비즈니스는 카카오톡 내 여러 로컬 서비스와 카카오맵을 중심으로 전개해나갈 계획”이라면서 “카카오가 가장 잘 구현해내는 형태로 특색있는 로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로컬&플랫폼개발' 부문도 구성했다. 지난달 1일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CTO 산하에 6개 부문을 배치했다. 이 중 하나로 로컬&플랫폼개발 부문을 배치한 것이다. '로컬' 명칭을 전면에 내세운 점에서 지역 기반 서비스 확장 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도 지난달 플레이스(지역) 조직을 강화하면서 관련 서비스도 고도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기존 '사내독립기업(CIC)'을 '전문조직'으로 세분화하면서 '플레이스 프로덕트', '플레이스 사업' 전문조직을 신설했다. 지역을 광고, 쇼핑과 함께 인터넷 사업 세부 영역으로 보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네이버는 플레이스 사업에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면서 고도화하고 있다. 스마트 플레이스의 리뷰 답글 초안을 AI로 작성하는 'AI 리뷰 관리 솔루션', AI로 숏폼을 제작할 수 있는 '플레이스 클립'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의 자체 초대규모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접목하면서 플레이스 서비스 품질을 높이려는 시도다.
당근은 '로컬(Local)'보다 더 좁은 동네 생활권인 '하이퍼로컬(Hyper Local)'을 구현하기 위해 동네 연결 범위를 계속 좁히고 있다. 현재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를 기준으로 당근 '중고거래' 서비스 이용 범위는 4㎞ 내외로 줄였다. 여기에 작년부터는 '당근알바', '내 근처' 등 서비스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즉 700m 이내까지 좁히는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IT 업계는 올해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지역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치열한 광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 기반 서비스는 타겟팅 광고에 최적화 된 서비스로 수익원 발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당근이 흑자전환하는 것을 보고 네이버 등에서도 상당히 놀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역 광고 사업 등을 두고 플랫폼 기업이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