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발 유통전쟁] 〈5〉네카오도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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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 테무 광고 화면. 〈자료 네이버 앱 갈무리〉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e커머스(C커머스) 업체들의 공세로 국내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 카카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C커머스 업체들의 대규모 광고 집행으로 당장 실적에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업체들은 e커머스 경쟁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대표 플랫폼으로써 차별화된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정부 차원에서 산업 보호 및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네이버의 '검색광고' 상단과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 메인 화면 배너로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 테무는 네이버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파워링크'를 통해 자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방식 광고도 하고 있다. 파워링크는 입찰가와 품질 지수 등을 고려해 노출 순서가 결정된다. 최근 테무가 네이버 파워링크 최상단에 자주 노출되는 만큼 대규모 광고비를 투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테무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의 챗리스트, 다음 메인화면의 배너광고, 카카오맵 등 서비스에도 광고를 수시로 노출한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 대규모 광고비를 집행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테무가 국내 광고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작년이나 올해 초에는 알리가 광고비를 많이 집행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테무가 후발 주자로서 (광고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네이버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 매체에서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e커머스 업체가 대규모 광고비를 국내에 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도 당장 실적에 도움을 받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중국 커머스가 광고주로 유입된다면 디스플레이광고(DA) 뿐만 아니라 톡비즈 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톡 메시지 광고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e커머스 기업이 네이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커머스 사업에는 위협이지만 광고 사업에는 기회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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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애플리케이션(앱) 테무 광고 화면. 〈자료 다음 앱 갈무리〉

하지만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의 국내 공습이 심화하면 네이버, 카카오 등 우리나라 토종 플랫폼 기업의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e커머스 기업이 지금은 초저가 상품군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저변을 다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산업군을 거느린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은 알리, 테무가 한국의 토종 플랫폼을 이용하지만 향후에는 자사 플랫폼에서 광고를 집행하려는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알리, 테무는 향후 콘텐츠나 금융, 광고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확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단기적인 경영 판단을 내리기보다 장기적으로 중국 e커머스 업체의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부도 장기적으로 플랫폼 육성방안을 설계해야 한다.

정 교수는 “토종 플랫폼은 지금 같이 국내용으로는 알리의 직구와 싸워서 못 이긴다는 점을 알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정부도 우리나라 플랫폼의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진흥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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