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회장, 獨 자이스와 차세대 반도체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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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독일 자이스와 협력을 확대한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소재한 자이스 본사를 방문, 칼 람프레히트 CEO 등 경영진과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와 양사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집중 논의했다.

자이스는 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ASML에 EUV용 광학시스템을 독점 공급 중이다. EUV 장비 한대 당 자이스 부품이 3만개 이상 들어가 있다. ASML은 자이스 기술 중요성에 2016년 지분 일부를 인수한 바 있다.

특히 차세대 노광 장비로 불리는 '하이 NA EUV' 장비에서 자이스는 핵심적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하이 NA EUV 장비는 0.1나노미터(㎚) 단위로 회로 폭을 줄이는데 필요한 장비로, 빛 집광 능력을 의미하는 렌즈 개구수(NA)를 기존 0.33에서 0.55로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NA를 제어하려면 렌즈 기술력이 필수인데, 자이스가 핵심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같은 하이 NA EUV 장비를 주문했으며, 올해 안에 납품 받아 제조 라인에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텔·TSMC·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이 이 장비를 납품 받았거나 준비 중으로, 자이스의 기술 적용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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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 그룹 CEO(왼쪽), 안드레아스 페허 자이스 반도체제조기술(SMT) CEO(오른쪽)와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의 성능 개선, 생산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미터(㎚)이하 초미세 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연내 6세대 10㎚급 D램(1c)을 양산할 계획이다.

또 자이스가 한국 연구개발(R&D) 거점을 마련함에 따라 양사 전략적 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이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 한국에 R&D센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이스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전자현미경과 반도체 R&D 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현재 부지 선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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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 자이스 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 자이스 SMT 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 촬영했다.(사진=삼성전자)

이 회장은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 및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이번 자이스 본사 방문에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CTO,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 반도체 생산기술을 총괄하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후 이 회장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비즈니스 미팅과 유럽 시장 점검, 주재원 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