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상목)은 김진혁 산업에너지연구부문 수석연구원팀이 국내 최초로 가변형 운전기술을 적용한 '중대형 축류펌프 핵심 원천 설계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펌프는 유체를 끌어 올리거나 밀어내는 유압장치로, 물·기름·가스 등 유체를 이동시키는 전 부문에 사용된다.
기존 축류펌프는 최적 효율점(BEP), 즉 유체 토출(유체가 빠져 나오는 것) 양·압력이 각각 100%일 때 가장 높은 효율로 가동되도록 설계된다.
펌프는 유체 양에 따라 부하(부담) 변동이 다른데, BEP를 벗어나면 저효율 가동된다. 대형펌프 에너지 효율이 20~30%까지 떨어진다. 이마저 국내 생산업체 대다수가 중소기업이고, 투자가 적어 기술 선진국으로부터 설계도면을 들여와 제품을 생산해 왔다.
연구팀은 축류펌프에 '가변형 입구 가이드베인(IGV)' 운전기술을 적용, 유체 양에 따라 운전패턴이 달라져도 고에너지 효율을 유지하는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머신러닝기반의 형상최적화 설계기술을 개발하고, IGV를 설계해 축류펌프 구동 동력을 최대 20% 절감했다. 축류펌프는 임펠러(에너지를 받아 회전하는 바퀴)를 회전시켜 유체를 보낸다. 그런데 유체 흡입방향과 토출방향이 같아 토출축이 막히면 심각한 와류가 형성돼 임펠러를 돌리는 동력이 올라가게 된다. 이때 임펠러 앞단에서 와류 형성을 억제하고, 운전 점에서의 성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IGV다.
연구팀은 펌프 운전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IGV 각도를 변경할 수 있는 가변형 운전기술을 개발·적용했다. 이를 통해 최적 효율점이 아닌 경우에도 유체 양에 따라 IGV 각도가 자동 변경돼 펌프 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최적 효율점이 아닌 구간에서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가변형 축류펌프 설계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핵심 원천기술”이라며 “노후화된 유입펌프 시설을 교체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배출은 줄여 저탄소 산업구조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에너지'를 비롯한 다수 해외 저널에 게재됐고, 생기원이 2년마다 선정하는 생산기술연구상 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