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이 인공지능(AI)으로 이를 줄이는 기반을 마련했다. 사람 개입이 최소화된 개발 플랫폼을 만들었다.
한상수, 김동훈 계산과학연구센터 박사와 이관영 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AI와 로봇을 활용한 맞춤형 금속 나노입자 설계 플랫폼 즉, 스마트연구실을 개발했다.
로봇팔을 기반으로 나노입자를 합성하고, 합성된 나노입자의 광학적 특성을 측정하는 자동화 장치를 개발했다.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 원하는 물성을 입력하면 이를 충족하는 나노소재를 합성도록 했다.
스마트연구실 플랫폼에 적용된 AI 기술은 기존 베이지안 최적화(특정 목적의 결과를 최적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반복 전략) 방법에 얼리 스톱핑(모델 학습을 일찍 중지해 과적합을 막는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단순 자동화 장치 대비 소재탐색 효율성을 500배 이상 높였다. 개발된 스마트연구실에서는 일관성 있는 양질의 데이터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스마트연구실 안전확보를 위한 AI 기술도 개발했다.
무인 운영되는 스마트연구실은 연구자가 다칠 위험은 없지만, 로봇 과부하로 인한 오작동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기는 어렵다.
연구진은 AI 비전기술 DenseSSD를 개발해 스마트연구실에 탑재했다. DenseSSD는 실험실 내 연구장비와 재료 등 다양한 물체를 감지하고, 이상이 있으면 사용자에게 알림을 보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다.
한상수 박사는 “스마트연구실 플랫폼은 노령화에 따른 연구인력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개발(R&D)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훈 박사는 “향후 비전문가도 스마트연구실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챗GPT와 같은 대화형 언어모델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촉매,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소재분야로 스마트연구실 플랫폼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나노및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및 npj Computational Materials에 월 6일과 2월 22일 각각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