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지자 결집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지지층의 적극적인 투표 독려와 함께 지지층 결집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강한 비판의 메시지도 내고 있다.
한 위원장은 28일 서울 강북구청 앞에서 열린 전상범 후보 지지유세에서 “이번(총선)부터 수개표가 추가됐다. 걱정하지 말고 투표해달라. 투표하면 이긴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개표 관련 발언은 한 위원장이 지지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부정 선거에 대한 의구심으로 사전투표에 소극적이었던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극우 지지층 등은 투표용지 분류기 등을 포함한 투·개표 과정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른바 '부정 선거' 논란이다. 다만 지난 총선 이후 국민의힘은 이러한 의혹 제기와 거리를 둬 온 상태다.
한 위원장은 이보다 앞서 진행된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지원 유세에서도 “사전투표, 투표 제도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번 선거부터 우리가 바꿨다. 모두 수개표를 병행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도 이른바 '집토끼 지키기' 전략이 드러난다. 한 위원장은 “요즘 선거 어렵다는 소리를 많이 들을 거다. 실제로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이겼던 당이고 이길 수 있는 당”이라고 했다.
특히 “2년 전 180석의 거대 여당이 단체장까지 모두 움켜쥐고 있었다. 기울어진 언론 지형에 선거 3일 전엔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까지 나왔다. 그래도 우리는 승리했다”며 대선 승리를 떠올렸다.
한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MBC 의뢰로 지난 26~27일 이틀 동안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 의향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어본 결과 민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3%였다.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한 응답은 35%에 그쳤다.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여당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28%로 1위였지만 더불어민주연합(23%)과 조국혁신당이(20%)의 합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 대선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48.56%를 득표한 것을 고려하면 지역구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응답과 비례대표 투표에서 국민의미래를 찍겠다는 답변이 다소 부족한 셈이다. 한 위원장이 적극적인 투표 독려와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는 이유다.
한 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 민생 문제 해결 등의 발언 대신 이 대표와 조 대표를 비판하는 데 힘을 쏟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들을 사실상 '범죄자'로 규정하며 심판을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강북구 유세에서 “법을 지키며 사는 선량한 사람이 범죄자와 싸우는 데 기죽을 일이 뭐가 있나”라며 “정상적으로 선출한 정부를 끌어내리는 게 목표인 총선이 있나. 오만을 심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조국 대표는) 당연히 받아야 할 법의 처단을 받을 것”이라며 “(이들이) 피해 가기에 3년은 너무 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통신3사 휴대전화 가상(안심) 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5.3%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