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내 유입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들 상당수는 시외버스 등 교통수단 이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수업체들이 수수료 문제로 해외발급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데, 최근 설치되는 승차권 발매 키오스크 상당수는 현금 결제를 지원하지 않아 사실상 외국인이 승차권을 발급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다수 시외버스 운수사업자가 수수료 부담 등을 이유로 해외발행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공항으로 가는 시외버스 정류장 매표소 등지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가 나타나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승차권 구매에 애를 먹고 있다.
지금까지 관광객들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을 찾아 지불하는 방식으로 승차권을 구매했으나,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키오스크가 오히려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현존하는 승차권 키오스크 대부분은 현금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다.
운수사업자들이 해외발행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것은 국내발행 신용카드에 비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수수료가 크기 때문이다.
운수업장에 적용되는 국내 신용카드 수수료가 1.5~1.8% 수준이라면, 해외발행의 경우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결제사에 추가로 지불하는 해외결제 수수료, 은행 등 카드 발급주체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합계 2% 가량 더 붙어 최대 3.8% 수준까지 올라간다. 마진이 크지 않은 운수업에서는 차라리 비자·마스터카드 가맹 가입을 거절하고 국내 승객만 받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모바일 앱을 통한 시외버스 예약에서도 해외발행 신용카드는 받지 않는다.
각 지자체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외버스 정류소는 민간사업자에 의해 설치·운영되는 만큼 결제방법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근 직원이 근무하는 정류장에서 현금 구매할 것을 권장하는 방법이 유일하나, 외국인들에게는 큰 불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발행 신용카드를 외국에서 사용할 때 비자·마스터카드 등 결제 가능한 가맹점이 차이가 있듯, 국내 가맹점도 선택적으로 해외발행 신용카드만 받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주요 관광지 정류소에는 현금 수납을 하는 직원을 두거나 현금·신용카드를 모두 수납하는 키오스크 보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