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이타닉'(1997)의 클라이맥스 장면에 등장했던 나무 문짝이 10억원에 가까운 거액에 낙찰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매사 헤리티지 옥션은 영화 '타이타닉'에 등장한 나무 문짝이 지난 24일 71만 8750달러(약 9억 7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 문짝은 극 중 타이타닉호의 일등석 라운지 입구 바로 위에 있는 문 일부다. 배가 침몰한 뒤 주인공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이 문짝을 뗏목삼아 '로즈'(케이트 윈슬렛)를 위에 올렸다. 간신히 문짝에 매달린 '잭'은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수면 아래로 잠기며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헤리티지 옥션은 당초 이 문짝의 예상 낙찰가를 50만 달러로 제시했으나, 이보다 20만 달러 더 높은 가격에 낙찰돼 “예상을 깼다”고 말했다.
상품 설명에 따르면 이 소품은 1912년 실제 타이타닉호의 난파선 조각을 모방해 디자인된 소품이다. 루이 15세 치세 로코코 양식으로 알려진 화려한 꽃 문양과 스크롤링 곡선이 음각돼 있다.
영화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 문짝도 전 세계 관심을 받았다.
개봉한 지 25년이 더 넘었음에도 주연배우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 문짝 하나에 잭과 로즈가 둘 다 올라갈 수는 없었느냐'는 질문을 받아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며, 25주년 특집 방송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감독이 실제 실험에 나서기도 했다.
카메론 감독은 2022년 인터뷰에서 “실제로 케이트와 레오와 같은 몸무게를 가진 두 명의 스턴트맨에게 센서를 달아 실험한 결과, 오직 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면서도 “이게 아니더라도 잭이 죽어야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의미가 전달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이 문짝은 이날 경매에 등장한 영화 소품 가운데 최고가에 거래됐다.
이 외에 '인디아나 존스'(1985)의 가죽 채찍은 52만 5000달러(약 7억 900만원), '샤이닝'의 도끼는 12만5000달러(약 1억6900만원), '타이타닉'에서 로즈가 입은 쉬폰 드레스는 12만 5000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