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이 올해 전체 D램에서 1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27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지난해 D램 전체 판매량 중 HBM 판매 비트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였으나, 올해 두 자릿수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곽 대표는 “지난해 HBM3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성장해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HBM3E는 이달부터 (엔비디아에) 제품 공급을 시작했고, 올해에 이어 내년 HBM도 수요 대비 공급이 굉장히 빠듯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향상한 제품이다. HBM용 D램은 동일한 용량의 일반 D램 대비 크기가 35~40% 커 별도로 생산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HBM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와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 장비를 비롯한 후공정 투자를 늘리고 있다.
곽 대표는 지난해 실적 악화와 관련해서는 “HBM 선두 기업이지만 HBM이 아닌 일반 D램 수요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수익이 악화됐던 것”이라며 “D램, 낸드플래시 모두 기존 점유율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CMOS 이미지 센서(CIS) 사업은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곽 대표는 “CIS 사업을 접을 계획은 없다”며 “현재 제품 경쟁력 강화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미국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 부지 선정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SK하이닉스는 부지 선정을 비롯한 투자 검토 단계에 있다는 입장이다. 최종 투자 결정을 위해서는 이사회 개최가 필요한 데 현재 예정된 이사회 일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6일(미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서부 웨스트 라피엣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고 보도했다. 40억 달러(약 5조3864억원)를 투자하고 2028년 가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사외·기타비상무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등에 대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천=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