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국내 계열사를 대폭 재편하고 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는 지적에 대응해 그룹 전반을 재정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해외 계열사는 확대하면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카카오의 '몸집 줄이기'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카카오의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국내 계열사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38개로, 지난해 6월(146개)과 비교해 8개 줄었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계열사는 137개까지 축소됐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계열사를 정비한 영향이다.
카카오는 지속적으로 그룹 성장을 꾀하면서 국내 계열사를 재편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서만 ㈜에이치쓰리 등 7개 회사를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계열사 수 전체만 보면 올해 1개밖에 줄지 않았다. 하지만 지분청산 등 방식으로 관련이 적은 계열사를 정리하고 신규 계열사를 합류시키는 방식으로 그룹 전반을 재편성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법인 청산과 정리에는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계열사 수를 계속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해외 계열사는 지속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카카오의 해외 포함 계열사 수는 218개로 역대 가장 많았다. 해외 계열사만 따로 보면 2022년 12월 48개에서 지난해 6월 65개, 지난해 12월 80개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를 편입하고, 해외 시장을 확대하면서 계열사 수를 늘린 영향이다.
오는 28일 취임을 앞둔 정신아 대표 내정자는 조직개편과 함께 계열사도 지속 재편할 전망이다. 정 대표 내정자가 그룹 전반의 쇄신을 공언한만큼 카카오 그룹의 슬림화가 과제로 제기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이런 행보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까지 포함한 카카오의 계열사는 다른 대기업 그룹에 비하면 오히려 적은 편”이라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에 투자해서 스타트업을 인수하면 문어발로 인식된다.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를 안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