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Go)'를 만든 존 행키 나이언틱 대표가 올해를 'AR 글래스' 원년으로 보고 다양한 디바이스 제조사와의 협력 의사를 내비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이 디바이스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언급한 가운데 방한 기간 중 협업 논의가 이뤄졌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행키 대표는 13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 인터뷰에서 “AR 글래스가 개인 모바일 사용 환경에 있어 또 한번의 진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포켓몬고와 같은 상호작용형 게임을 하면서도 이용자 경험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3번째로 큰 시장이자 모바일 혁신이 일어나는 최전선으로 봤다. 포켓몬고와 몬스터 헌터 나우 등 나이언틱 주요 게임 라인업이 인기를 끌고 있는 시장 자체도 중요하지만 새롭고 흥미로운 현상이 발생하는 문화적 트렌드를 파악하는 요충지라는 평이다.
이날 레이밴이 개발한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하고 현장에 나타난 행키 대표는 디바이스 분야에서 한국 전자회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개인적으로도 방한 일정을 잡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사업적 관계상 국내 미팅 관련 구체적인 회사명 언급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행키 대표는 “나이언틱에 대한 투자자이기도 한 삼성전자와는 이전부터 좋은 소통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며 “다른 회사와도 다양한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나이언틱은 2015년 독립 법인으로 출범해 이듬해 포켓몬스터 지식재산(IP)을 활용한 포켓몬고를 출시했다. AR 기술과 위치정보시스템(GPS)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들고 현실 세계를 돌아다니며 게임을 즐기는게 특징이다. 가족이 함께 집밖으로 나가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고 공통된 주제로 소통할 수 있다. 여러 세대를 아우르며 오랜 시간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행키 대표는 “사회적 변화는 물론 인터넷과 온라인 활동, 소셜미디어(SNS) 등 영향으로 많은 청년이 고립감과 외로움을 앓고 있다”며 “나이언틱의 목표는 현대적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가고 친구와 가족, 전 세대가 함께 즐기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R 게임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가상 애완동물을 수집하는 게임 '페리도트'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도입해 현실성을 높였다.
행키 대표는 “나이언틱의 플래그십 AR툴을 서드파티가 활용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전년도 기준 10만개 지역이 완료된 컴퓨터 비전 기반 AR매핑을 올해 100만개 이상으로 확장하고 AR 글래스를 통해 이용 경험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