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키운다' 제우스, 자체 개발 반도체 공정 로봇 공급 성사

제우스가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에 공정 로봇을 공급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에 이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로봇 사업이 성장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제우스는 반도체 공정용 로봇을 복수의 대형 반도체 제조 업체에 납품했다. 다관절 로봇에 매니퓰레이터(로봇 팔)가 부착된 모델로, 지난해 말 개발 완료 후 공급까지 성사시켰다.

반도체 공정에 제우스 로봇이 진입한 건 처음이다. 자율주행 부문과 감속기를 제외한 전 부품을 제우스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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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반도체 공정용 로봇. (사진=제우스)

제우스는 지난 1970년 설립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사다. 반도체 세정 장비와 열처리 설비, 물류 장비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1995년 일본에서 액정표시장치(LCD) 반송용 로봇을 반입, 로봇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19년 제우스 자체 기술로 다관절 로봇 '제로(ZERO)'를 개발하고, 로봇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기존 다관절 로봇은 외식업(F&B)과 화장품 산업 등에서 활용됐는데, 이번에는 반도체 공정용까지 응용처를 확장했다.

이종우 제우스 대표는 “반도체 공정용 로봇을 활용하면 자동화를 구현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산업재해도 방지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부가가치도 높아 반도체 공정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우스 반도체 공정 로봇은 최대 30킬로그램(㎏) 가반하중(로봇이 들어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을 갖췄고, 무게는 17㎏다.

동급 제품(가반하중 25㎏, 무게 75㎏)보다 무게가 4분의 1 수준으로 가벼우면서도 5㎏ 더 무거운 물체를 들 수 있다.

이 대표는 “많은 장비가 투입되는 반도체 공장에서 로봇을 활용하려면 크기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제우스 로봇은 무게가 가벼운 만큼 부피도 작아 효율성이 높다”며 “전력도 덜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료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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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제우스 대표

제우스는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디스플레이 유리 기판은 반도체 웨이퍼보다 무거워 로봇을 적용하기 쉽지 않지만 패널 모듈단에서는 충분히 쓰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객사 납품이 시작된 반도체 공정용 로봇 공급이 확대될 경우 주력 제품인 반도체 세정 장비 매출 의존도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회사 매출에서 반도체 세정 장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제우스가 올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제우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5652억원과 601억원이다. 역대 최대 실적인 2022년(매출 5090억원·영업이익 463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 대표는 “지난해 실적은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을 받았다”며 “로봇 사업 확장으로 올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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