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천안 펜타포트점을 폐점한다. 한채양 대표 취임 이후 첫 할인점 폐점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새해 '수익성 강화'를 화두로 내걸었다. 펜타포트점을 시작으로 점포 효율화 작업에 가속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4월 중 펜타포트점을 폐점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2012년 개점 이후 약 12년 만이다. 지난해 6월 이수점·광명점 폐점 시점과 비교하면 약 10개월 만의 폐점이다.
펜타포트점을 정리하는 이유는 낮은 매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근 천안·아산 지역은 롯데마트 성정점, 홈플러스 천안신방점, 코스트코코리아 천안점, 갤러리아백화점 센터시티점 등이 위치해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마트 점포도 충분히 많다. 펜타포트점에서 차량으로 15분 이내 거리에 △천안점 △천안서북점 △천안터미널점 △아산점 등이 있을 뿐더러 트레이더스 천안아산점은 700m 근방에 위치해 있다. 펜타포트점을 정리해도 천안·아산 지역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는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 이전을 대비한 사전 작업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천안 버스터미널에 위치해 있는 백화점이 천안아산역 인근으로 이전할 경우 두 개의 이마트가 나란히 위치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백화점 이전 계획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철수 결정은 한채양 대표 체제 전환 이후 첫 할인점 폐점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한 대표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 대표는 매각을 추진하던 중동점, 문현점 매각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신규점 출점과 별개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펜타포트점의 경우에도 임차 재계약 시점에서 높아진 임대료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점포 효율화 작업은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시화점·가양점, 지난해 성수점·이수점·광명점을 각각 정리했다. 지난 2020년 141개였던 할인점 점포는 현재 133개까지 줄어들었다.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특화 매장 '자연주의' 로드숍 매장 11개를 모두 정리했다.
올해도 점포 효율화 작업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업 활동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는 경영 의사 결정에 수익성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5월 상봉점 폐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 운영 효율 등을 고려해 여러가지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