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원 등 고객응대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된 가운데 뚜렷한 입법 효과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측은 처벌조항 마련을, 사용자 측은 노사가 참여하는 위해성평가를 요구했다.
2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콜센터 상담원 등 고객응대근로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시행하는 산업안전보건법 41조 개정에 대한 입법영향분석을 실시한 결과 건강장해 예방 효과는 일부 긍정적 변화가 있었지만 근로환경 개선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시행된 산업안전보건법은 고객응대근로자에 대해 고객의 폭언, 폭행, 그 밖에 적정범위를 벗어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주로 하여금 필요한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고객을 대면하며 응대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감정에 맞추려 노력하거나 감정을 숨기는 감정노동 종사자가 증가하면서 건강 문제가 대두되면서 시행된 조치다.
법 적용 후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근로자와 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근로자 측은 입법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특히 근로환경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정보 제공, 폭력 여부, 결근 일수 등 19개 항목 가운데 8개 항목은 5% 미만의 긍정 효과가 있었지만 큰 변화는 아니었으며, 3개 항목은 고객응대근로자와 비고객응대근로자 모두 소폭 악화됐다. 해당 조항이 근로환경 개선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건강장해 예방에는 일부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 특히 수면장애의 경우 '잠들기가 어렵다', '자는 동안 자주 깬다', '자고 일어나도 지치고 피곤하다'와 관련 질문에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다만 건강장해 예방 효과도 정신적 상태, 일반 건강 상태, 건강상 문제 등에 대해서는 효과가 측정되지 않았다.
입법처는 “사용자 측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노사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장 위해성평가를 실시하고 사업장 특성에 맞는 예방조치를 지원하되 객관적 이행평가와 정부의 상시 확인·점검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근로자 측에서는 해당 조항에 대한 처벌조항 마련을 제시한 만큼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