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한 광융합기술 전문연구소 한국광기술원의 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경기도와 충남도, 경남도 등의 지방자치단체가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광통신부품·발광다이오드(LED)조명·광반도체·디스플레이·레이저·센서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개발기관인 광기술원의 위상이 커지고 있다.
한국광기술원은 광주지역 전략산업인 광산업 육성 및 발전을 위해 2001년 광주 첨단산업단지에 설립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문 생산기술연구소다. 설립 이후 10여년간 광통신 부품과 LED 조명 등 주로 광주 광산업과 밀접한 연구·개발(R&D) 및 지역기업 지원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다.
그러다 2010년 중반 이후 외연을 넓히기 시작했다. 전국 광산업체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에 절반 이상의 광업체가 밀집해 있어 대형 R&D 과제를 위해서는 수도권 기업과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R&D 분야도 광통신과 LED 조명 위주에서 벗어나 광반도체·에너지·디스플레이·모빌리티·국방 분야 등으로 확대했다.
특히 2018년 제정된 '광융합기술지원법'에 따라 2020년 광융합기술 전문연구소로 지정된 광기술원은 이듬해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 경기 분원인 '경기광융합기술센터'를 개소하면서 전국화 서막을 알렸다. 경기도와 광기술원이 분원 조성을 논의한 지 2년 만의 결실로, 광기술원 보다는 경기도가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 혁명과 관련된 R&D를 위해 분원 유치에 더 적극적이었다.
경기분원이 설치되면서 수도권 기업들이 시험인증 서비스 등을 받기 위해 광주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졌다. 연구소내 우수한 R&D 인력 확보와 정부와의 대외 관계가 한층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충남도가 9500억원이 투입되는 '무기발광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 사업을 위해 아산시와 함께 '한국광기술원 충남분원(스마트모듈러센터) 설치 및 지역산업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역시 충남도가 분원 유치를 위해 더 적극적이었으며 조만간 두 번째 분원이 설립될 예정이다. 경남 양산에도 분원 성격의 센터 설립 얘기가 오가고 있다.
광기술원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요소기술의 연구력과 기획력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지자체와 적극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광기술원의 전국화가 곧 광주 광융합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