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수가체계 개선을 위한 '수가체계혁신부'를 이달 초 신설한 후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수가 불균형 문제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21일 서울 서초동에서 간담회를 갖고 “수가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인 수가체계혁신부를 가동했다”며 “지난 20여년간 상대가치 점수 기반으로 운영하다 보니 수술 행위 중증도가 높거나 진료 리스크가 큰 분야에서 제대로 된 수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보완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37년여간 외과 전문의로 일하다 지난 3월 심평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수술 난도가 높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분야가 턱없이 낮은 수가를 적용받는 등 수가 체계에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서 “특히 외과 등 특정 과목은 의료사고 소송 리스크가 커서 의료진에게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고 이런 문제가 필수의료 공백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3년부터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한데다 의료 현장에서 대체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등 다각도로 문제가 발생한 점도 지적했다.
특히 강 원장은 현행 상대가치점수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대가치점수제는 의료행위 가치를 의사 업무량, 위험도, 진료비용에 기반해 점수로 평가한 것이다. 진료 리스크가 높은 외과 등 분야에서 상대가치점수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는 “수가 불균형 문제, 의료진의 법적 리스크 문제, 전공의 부족 등이 맞물려 천천히 필수의료가 붕괴되면서 최근 위기까지 왔다”면서 “현재 미국 등 해외 국가 정책을 살피면서 대안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심사기준 정비, 전산심사 강화 등 심사를 효율화하고 심사제도를 고도화하겠다”면서 “급여항목 재평가로 건보 재정 낭비 여부를 확인하는 등 본연의 업무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