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원칙과 상식' 세력화 시동…“민주당, 강성 지지자와 결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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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원욱(왼쪽부터), 윤영찬, 김종민, 조응천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명(비 이재명) 혁신계가 도덕성과 당내 민주주의 회복 등을 외치며 세력화에 나섰다. 이들은 12월 말까지 민주당 혁신을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력화의 중심에 설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없는 데다 이들의 입장이 사뭇 달라 탈당 등의 집단행동을 벌일지는 미지수다.

'원칙과 상식'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의 무너진 원칙을 되살리고, 국민이 요구하는 상식의 정치를 세우겠다”라고 밝혔다.

원칙과 상식은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비명계 4인을 주축으로 결성했다. 이들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에 도덕성·당내 민주주의·비전 정치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칙과 상식은 이 대표를 겨냥해 “방탄·돈봉투·코인 정당이라는 국민 불신을 그대로 놔두고는 검찰 독재를 압도할 수 없다. 대표 개인의 사법 방어에 당을 동원하는 방탄 정당을 그만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가 강성 지지자·유튜버 등과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의) 재명이네 마을(이재명 팬카페) 이장직 사퇴는 지금도 할 수 있다”며 “강성 유튜브에 정치인이 출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극우 유튜버와 단절하고 여기에 당직자가 출연하는 걸 금지했다”면서 “국민의힘보다 더 민주적인 민주당이 이러는 건 심각하다”고 부연했다.

혁신을 위한 기한으로는 12월 말을 제시했다. 이는 예비후보 등록이 다음 달 12일부터 가능한 탓에 공천이나 선거 구도 등에 대한 윤곽이 이때쯤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에 대해 날을 세우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2월 말을 언급한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다만 '원칙과 상식'은 세력화의 중심에 설 대선후보급의 중량감을 보유한 정치인이 없는 데다 네 명의 상황이 각자 달라 이들이 함께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내 혁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치적인 대응이 각자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결국 집단 탈당 등 단체 행동보다 개별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은 탈당에 대해 사뭇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윤 의원은 “4명이 서로 탈당에 관해 얘기해본 적이 없다”며 “혁신 동력의 부스터로써 강하게 경고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도 “(공천을 받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총선 승리하자'고 이야기하면 된다. 그런데 굳이 그렇게 하지 않는 건 민주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김 의원은 “한 달 동안의 노력으로 민주당이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 그때 가서 어떤 결단을 내릴지 (모르겠다) 하여간 민주당이 결단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이 결단할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부와 중진 역할을 했던 지도부급 의원들이 선당후사를 위해 앞장선다면 우리도 개인적 유불리를 떠나 선당후사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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