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등 국내·외 공동 연구팀, 마찰전기 '난제' 풀었다…불규칙 메커니즘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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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규 전북대 교수.

전북대(총장 양오봉)는 정창규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물리 분야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마찰전기 대전(帶電) 순서가 시시각각 다르게 변화하는 메커니즘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마찰전기는 두 물체가 접촉할 때 한 물체는 양전하로 다른 한 물체는 음전하로 대전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기원전 2500년 전에 발견되었고 우리 실생활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으며, 중학교 교과과정에도 실릴 정도로 널리 알려진 자연현상이다.

하지만 마찰전기에 대한 과학적 원리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약 500년 전부터 과학자들은 어떤 물질은 조금 더 양전하로, 또 다른 물질은 조금 더 음전하로 각각 대전되는 경향을 발견하고, 여러 가지 물질를 순차적으로 정리해 마찰전기 대전열(대전 순서)이라고 이름 붙였다.

아직도 마찰전기 대전열이 어떤 원리로 결정되는 지는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심지어 마찰전기 대전열에서 특정한 위치가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여러 위치에 동시에 존재하는 불확실하며 재현이 잘 되지 않는 이상한 물질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는 마찰전기 대전열이 연구된 이래 계속 난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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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범 아주대 교수.

정창규 교수팀은 조성범 아주대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을 비롯해 한국세라믹기술원, 미국 위스콘신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등의 연구진과 협업으로 난제를 풀기 위해 마찰전기 기반 전자소자를 제작해 전자와 이온의 흐름에 대한 측정을 하고 양자역학 기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그 이유를 규명했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물질들은 전자들이 한 물질로 옮겨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면서 (갇힌 전하 이론) 마찰전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을 발견했고, 이런 현상은 마찰전기 대전열의 경향성과 잘 맞는 것을 확인했다.

대전열에서 이상 현상을 보이는 물질의 경우는 두 물체가 접촉할 때 전자뿐 아니라 물질에 붙은 이온도 함께 이동하면서 전자가 돌아오거나 경로가 굉장히 달라질 수 있고, 이에 따라 갇힌 전하 이론이 변동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 결과는 물리 분야에서 전통적인 최고 수준의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게재했다.

정창규 교수는 “마찰전기현상은 매우 흔한 일상의 현상이지만, 그 물리적인 메커니즘은 여전히 모호한 점이 많다”며 “공동연구를 통해 중요한 물리적 이유를 밝혀내고 물리학계 최고로 전통적인 저널에 결과를 게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세라믹기술원, 미국 위스콘신대학,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등과의 협업으로 진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및 두뇌한국(BK)21 4단계 사업 등을 통해 수행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현승 전북대 박사과정생은 한국센서학회에서 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