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가계·기업 부채 증가와 환율 상승으로 금리 인상 요인이 있지만,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관망하겠다는 판단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통위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기준금리를 3.50% 유지해 운용하기로 했다”면서 “이는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동결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 물가·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가계부채 증가 흐름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정책 여건 변화를 점검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은 대내외 문제를 관망하며 결정해 나갈 방침이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압력이 예상보다 높아지고 이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예상보다)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앞으로도 긴축기조를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다만 금통위원 한 분이 정책 여건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5분 중 한 분도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등 의견이 나뉘었다”고 덧붙였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