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새 원내사령탑을 선출한다. 범친명(친 이재명)계 네 명이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민주당의 운명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에 신임 원내대표의 정치력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26일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원내대표 보궐선거에는 네 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홍익표 의원이 일찌감치 후보 접수를 마친 가운데 우원식 의원도 고심 끝에 원내대표에 도전했다. 김민석·남인순 의원도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모두 범 친명계로 분류된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 2017년 20대 국회 2기 원내대표를 지낸 경력직이다. 우 의원은 박 원내대표의 사퇴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친명계 초선 의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내대표 경력자인 탓에 추대 형식이 아니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전해지기도 했지만 장고 이후 막판에 서류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명계의 지원 사격을 받아 박광온 전 원내대표와 대결을 펼쳤으나 고배를 마셨다. 홍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선거 당시 차기 총선에서 험지에 도전하는 점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민주연구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정책위 의장을 맡고 있다. 15대 때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한 베테랑이지만 과거 노무현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 정몽준 후보 캠프로 옮기면서 생긴 철새 이미지는 여전히 부담이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남 의원은 과거 박원순 사태 당시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대표가 구속되면 신임 원내대표는 사실상 당대표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친명계 중심의 '옥중 공천'과 비명(비 이재명)계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주장 등이 격돌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중재의 역할도 하게 된다. 아울러 이 대표에 대한 구속 결정 이후 당내 극단적 지지자를 중심으로 '사법 불복'에 대한 움직임이 나올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중요하다.
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더라도 신임 원내대표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체포동의안 무기명 투표에서 가결을 찍은 의원들을 색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출구 전략을 만드는 것은 새 원내대표의 몫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기국회 회기 중이기에 여당과 노란봉투법·방송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한 협상을 빨리 해야 하는 것도 새 원내지도부의 몫이다. 민주당 사정으로 개최되지 않은 25일 본회의 대신 다른 정기 국회 일정을 여당과 협의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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