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전자검사, 국내 기업 차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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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amines the DNA

소비자직접의뢰(DTC, Direct To Consumer) 유전자 검사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상대적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기업이 규제 때문에 운신의 폭이 제한된 가운데 글로벌 기업은 공격적 마케팅으로 국내 수요를 장악하고 있다.

DTC 유전자 검사는 소비자가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키트로 타액 등을 유전자 검사 기업에 전달하면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알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국내 기업은 101개 항목을 소비자에 알려줄 수 있다. 반면에 글로벌 기업 일부는 500가지 이상 항목을 제공한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은 당뇨병, 암, 치매 등 특정질환에 대한 DTC 검사를 할 수 없다. 국내 기업의 기술이 없는 게 아니라 법률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충분해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와중에 글로벌 기업은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전자검사 시장을 글로벌 기업에 빼앗기고 있다는 말을 괜한 엄살로 치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국내 기업의 유전자 검사 역량을 감안하면 검사 가능 항목 101개가 터무니없이 적다는 주장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정밀의료, 맞춤의료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질 게 분명한 데, 핵심인 유전자 검사를 제한하는 게 합리적인 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글로벌 경쟁력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간 차별을 하루빨리 바로잡는 게 옳다.

최소한 출발선은 같아야 한다. 국내 기업이 '킬러' 규제 때문에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서 입지가 축소되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