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공교육 멈춤' 갈등 고조…집회는 철회, 연가·병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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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9월 4일로 예고된 교사들의 집단 행동에 대해 강경 대응 기조를 내세우면서 집회 철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연가와 병가, 재량휴업 등을 사용한 '공교육 멈춤의 날'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교원단체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고발하는 등 갈등도 지속되는 양상이다.

28일 교육계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사망한 교사의 49재인 9월 4일 국회 앞 집회를 추진했던 운영팀이 집회를 취소했다.

'9·4 49재 서이초 추모 국회 집회' 운영팀은 초등교사 온라인 커뮤니티 '인디스쿨'에 “집회를 전면 취소하고 운영팀은 해체한 뒤 하나의 점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연가·병가를 내고 집회에 참여하는 경우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 때문으로 풀이된다. 9월 4일 예고된 교사들의 집단 행동은 '공교육 멈춤'과 '국회 앞 집회'로 추진됐다. 그러나 교육부가 연가·병가를 활용한 불법적인 집회 참석에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공교육 멈춤의 날에도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교원 사회 내부에서 제기됐다.

집회는 취소됐지만 집단 병가·연가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9.4 공교육 멈춤(정상화)의 날 동참 서명인원 집계'에 따르면 전국 1만800여개 학교에서 8만2600여명이 동참을 선언했다. 9월 4일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한 학교도 전국 484개교에 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집회 “병가·연가에 당연한 사유가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다른 이유로 낸 경우 사안마다 따져 복무를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또한 교권회복 목소리를 높일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27일 교권회복 토론회에 이어 현장교사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정부가 발표한 교권회복 종합방안의 현장 안착을 추진 중이다.

교원단체 간 의견도 분분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교육부는 현장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는 추모 행동을 불법이라 규정하고 해임·징계, 감사·직무 유기 등의 협박성 표현을 사용했다”며 이 부총리를 직권남용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9월 4일의 집단행동을 사실상의 우회파업으로 간주하고, 예규에 맞지 않는 연가·병가 사용을 승인한 교장에 대해 최대 파면과 해임 및 형사 고발까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총리도 방송에 출연해 “국회와 정부가 4자 협의체를 구성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하는 상황에서 갈등이 유발될 수 있고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권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평일 일과 중 대규모 집회를 연다면 그간의 우호적 시선이 돌아설 수 있다”며 “학교 근무 일정을 마친 오후 7~8시께 추모제를 갖자”고 제안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