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마이크로 LED, 생태계 복원과 협력 시급…관련 소재·장비 기술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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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마이크로 LED 전문가들이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마이크로LED의 미래'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제공>

전문가들이 디스플레이 업계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개발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련 생태계 구축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과 대만은 일찌감치 정부가 주도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태계 결합을 추진하고,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했다. 우리는 아직 정부가 마스터플랜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 속에 개별 기업이 나서는 모양새다. 경쟁국들에 비해 늦었지만 정부도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을 위해 산업 생태계 구축부터 인력 양성, R&D, 국제협력에 이르는 내용을 담은 투자계획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 “생태계 복원 시급”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주최로 지난 17일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포럼에서는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많았다.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국내에서 무너진 LED 생태계를 극복하고, 반도체부터 디스플레이에 이르는 마이크로 LED 관련 업계의 유기적인 결합을 추진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경재 루멘스 대표는 “중국은 세트업체들이 LED 회사를 인수합병(M&A)하거나 내재화하고 있는데, 2000년대 초반 LED 관련 기업이 2000여개가 있던 국내는 기업이 얼마나 남았을지도 모르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에서도 생태계 내 체계를 갖추고 분업보다는 연합하는 형태로 기술개발 시간과 노력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LED는 2010년을 전후해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한 신수종사업이었다. 삼성 5대 미래사업에 LED가 있었고, LG·포스코·동부 등도 잇단 신규 사업으로 LED를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의 대대적인 산업 육성에 전 세계 치킨게임까지 벌어지면서 국내에는 소수 기업만이 남은 상태다. 단적인 예로 국내에서 에피웨이퍼나 LED 칩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서울반도체, 삼성전자, 루멘스 정도로 손에 꼽힌다. 이경재 루멘스 대표는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마이크로 LED 시대 대응하려면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과의 기술 협력도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영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PD는 “기존에 LED를 생산하는 업체는 대부분 조명회사인데, 이들은 LED 칩을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소형화하고 전사·접합한다거나 인터포저와 같은 중간소재를 개발하는 기술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마이크로 LED 공급망은 기존 LCD, OLED와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칩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미세공정에 특화한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고, 경쟁력 있는 양산 기술을 갖춘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재 대표는 “중국이나 대만 에피웨이퍼 회사는 보통 칩을 같이 다루는데, 이처럼 마이크로 LED 업계는 공정 전 영역에 대해 지식과 노하우를 갖춰야 한다”면서 “전방산업인 세트 업체에서 접합공정이나 백플레인을 상보성금속산화막(CMOS)이나 박막트랜지스터(TFT)에 집적하는 것에 대한 표준을 마련해 후방산업에 제시하면, 이에 맞춰 빠르고 효율적으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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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마이크로 LED 전문가들이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마이크로LED의 미래'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제공>

◇ “더 늦기 전에”…중국·대만 대규모 지원 중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LED 대응에는 정부 지원도 꼭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학 및 연구기관 중심으로 10개 이상 산학연 컨소시엄을 운영하면서 산안광전(Sanan)과 같은 마이크로 LED 업체들에 2조3000억원 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대만도 정부가 국책연구기관과 LED, 디스플레이, 반도체 인프라 연구거점을 구축하고 전후방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미국과 유럽도 정부 주도로 국가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연구협력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투자계획을 공개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도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정책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로 LED, 나노 LED, 퀀텀닷 등 무기발광 연구개발 사업이다.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는 무기물을 사용, 효율과 수명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중국, 대만, 유럽, 미국 등 주요 경쟁국들이 한 발 앞서 생태계 구축 및 투자계획을 공개한 상황 속에서 늦었지만 서둘러 청사진을 마련하고 생태계 구축과 대규모 투자를 통한 R&D, 인력 양성, 국제협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예타를 총괄하는 박영호 PD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개발은 디스플레이 자체 기술력 향상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의 기술력, 비용 효율 개선, 소재·장비 기술개발 등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는 소규모 R&D보다는 대규모 플랜과 정책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르면 2024년 일부 지원하고 2025년부터 본격 지원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 문제가 꼽힌다.

마이크로 LED가 컬러필터나 백라이트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고휘도의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지만 칩 제조와 디스플레이 제작 과정에서 기술 개발의 난도가 높아 제조 비용이 비싸다는 지적이다.

김준연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OLED를 상용화한 경험에 비춰볼 때, 고객 요구에 맞는 성능과 가격을 갖추는 것이 선결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한 웨이퍼로 많은 칩을 만들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칩 성능을 유지하는 게 비용을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OLED와 가격 경쟁하지 않고 고휘도가 필요한 AR 분야나 척박한 환경에서도 신뢰성 유지가 중요한 차량용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센서를 집적하고 투과도 영향를 적게 받는 점을 활용해 스트레쳐블 디스플레이 등부터 시작해 케이스를 만들어가다보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중화까지는 3~5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기홍 LG디스플레이 담당은 “패널 업체 입장에서 마이크로 LED의 고비용을 광학적인 해법으로 커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웨이퍼 크기는 늘리면서 칩은 소형화하고, 이 과정에서 효율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해외 업체들은 비용절감 문제와 전사·접합 등 마이크로 LED 제조 공정 기술에서 우리보다 한 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유럽 업체인 알레디아는 독자적인 나노와이어 기술로 12인치 웨이퍼에 LED칩을 성장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기술 로드맵을 제시했다.

질렛 필립 알레디아 대표는 “독자적인 나노 LED 기술로 12인치 실리콘웨이퍼를 활용해 LED를 제조하고 있다”면서 “다른 업체들이 아직 사파이어 웨이퍼를 사용하고 있는 반면,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CMOS 집적과정에서 본딩과 대량 전사에도 용이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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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이크로 LED 산업 SWOT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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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이크로 LED 산업 SWOT 분석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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