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연구진이 나일론 단량체를 친환경적으로, 세계 최대 농도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팀의 한태희 박사가 '나일론-5' 단량체인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발레로락탐은 '나일론-5'와 '나일론 6,5'의 중요 단량체다. 단량체란 고분자를 만드는 재료로, 단량체를 서로 연결해 고분자를 합성한다.
석유 화학 기반 화학적 발레로락탐 생산은 극한 반응조건과 유해 폐기물 생성이라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친환경적, 고효율 생산 미생물 세포 공장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상엽 특훈교수가 창시한 연구 분야다.
연구팀은 미생물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대사공학을 이용해 아미노산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세균 일종인 코리네박테리움에 발레로락탐 생산 합성 대사회로를 구축했다.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사용해 고부가가치 발레로락탐을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
발레로락탐 생산능을 향상시키고 개발한 균주에 추가로 부산물 제거 시스템 대사공학 전략을 도입했다. 부산물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유전자 스크리닝으로 부산물이자 전구체인 '5-아미노발레르산'을 발라로락탐으로 전환시켜 부산물 생성 저감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또한 5-아미노발레르산을 발레로락탐으로 전환하는 유전자를 게놈 상에 여러 번 삽입하는 전략으로 발레로락탐 생산 대사 흐름을 강화하고, 세계 최고 농도(76.1g/ℓ) 발레로락탐을 고효율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대비 6.17배 높은 수치다.
연구 결과는 '대사공학지(Metabolic Engineering)'에 지난달 12일 게재됐다.
한태희 박사는 “이번 기술로 미생물 기반 바이오 고분자 산업이 석유화학 기반 화학산업을 대체하는 데에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기후환경연구개발사업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