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오현옥 지크립토 대표 “영지식증명, '투표 조작·불신' 걷어낼 것”

Photo Image
[인사이트] 오현옥 지크립토 대표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투표 이후 제일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투표 결과를 못 믿겠다, 조작이 의심된다'라는 말이죠. 이런 불신 또는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입니다.”

오현옥 지크립토 대표(한양대 교수)는 영지식증명 기술이 향후 다양한 투표에서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가까이는 '프로듀스 시리즈'과 같은 시청자 투표 참여형 예능 프로그램부터, 나아가서는 지역 사회 대소사를 결정하는 주민투표에 이르기까지 불신으로 인해 드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2020년 오 교수와 김지혜 국민대 교수가 공동 창업한 지크립토는 영지식증명 분야에서 최고 수준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한국은행의 CBDC 프라이버시 강화 기술 도입 용역을 수행했고, 6월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블록체인 민간분야 집중·확산사업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블록체인 투표 시스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온라인 투표 솔루션 핵심은 암호화 기술이다. 특히 비밀투표는 유권자의 신원과 투표값 데이터가 누구에게도 드러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는 투표 결과의 조작이 의심될 때다. 조작 여부를 검증하려면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호화해, 정상적인 유권자만이 투표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 하지만, 검증을 하면 누가 어디에 투표했는지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무결한 비밀투표나 투표결과의 투명한 검증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오 대표는 “이같은 딜레마를 해결한 솔루션이 지크립토가 내놓은 지케이보팅”이라며 “이 기술은 투표 결과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투표자는 본인의 투표 데이터가 투표함에 제대로 포함됐는지 여부도 투명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들의 투표 조작 의심에서 벗어나고 싶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제작사들이 활발하게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케이보팅에는 개발도상국에서 문제가 되는 '매표'나 '강압 투표' 문제에 대한 고민도 담았다. 유권자에게 일명 '가짜 키'를 부여하는 방식인데, 만약 이 유권자가 가짜 키를 통해 투표를 하면 투표함에는 이 데이터가 반영되지 않는다. 투표자를 매수하려는 이가, 투표자를 믿을 수 없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지크립토는 영지식증명 솔루션을 투표뿐만 아니라 물류, 송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블록체인에 기록된 물류과정을 거꾸로 쫓아가 '정품 인증'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 '지케이로지스'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오 대표는 “과거에도 물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려던 시도가 많았는 데,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쓰다보니 경쟁사에 데이터가 노출되는 문제가 있어 기업들이 참여를 꺼렸다”며 “지크립토는 영지식증명과 암호화 기술을 통해 상품의 정품 증명도 하며, 물류의 흐름은 관계자들에게만 보이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