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지방세 수입이 크게 줄면서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방자치단체가 지방비를 매칭하지 못해 테크노파크 등이 시행하는 각종 기업지원사업이 축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기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 위기 타개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4월말까지 전국 186개 지방자치단체 지방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세종시로 21.1% 급감했다. 이어 대구(10.4%), 강원(10.2%), 경기(8.9%), 대전(8.2%), 인천(-7.8%), 광주(-3.2%), 전남도(-1.7%) 등이다.
지방세에 이어 국세까지 감소하면서 지방 교수세도 크게 줄었다. 4월 말 기준 세수 감소에 따른 보통교부세 등 감소액은 6조~6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세수 감소는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취득세·지방소득세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지방교육세,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주민세 등 대다수가 지난해 보다 징수율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광주·전남 등 재정자립도가 전국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지자체의 경우 재정 가뭄이 우려되고 있다.
일선 지자체의 세수 감소는 테크노파크와 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전국 대부분의 기업지원기관의 사업 추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A테크노파크는 국가혁신클러스터육성사업비 12억7000만원과 K-헬스국민의료 9억원 등 19개 사업 68억8000만원의 예산이 부족해 사업을 축소하거나 하반기로 연기했다. 수출초보기업지원사업과 임상실증연계고도화, 기업지원플랫폼사업 등 실질적으로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도 올 스톱한 상태다.
B진흥원의 경우 자자체 지원비 삭감으로 기업의 해외마케팅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으며, 콘텐츠 제작지원사업도 하반기 추경에서 예산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제대로 시행하지 못할 상황이다.
지자체들은 세입과 세출 예산을 보수적으로 편성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메고 있다. 기존 사업 추진사항을 재검토하고 경상경비 절감, 대규모 투자사업 관리 강화를 통한 효과적인 지출절감 방안을 마련해 재정난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미래 신산업 육성, 중소기업 위기 극복 지원사업 등 지역경제 회복과 민생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예산을 운용할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하반기 경기가 좋아지기를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다. 세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그렇다고 지역경제와 민생안정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꼭 필요한 사업들은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