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가속기연구소, 세계 최초로 양자 스핀 파동의 4차원 시공간 시각화 성공

포스텍 포항가속기연구소(PAL·소장 강흥식)는 천세환 XFEL 빔라인부 박사팀이 포항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선형 방사광 가속기(엑스선 자유 전자 레이저)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양자 스핀 파동의 4차원 시공간 시각화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하드디스크와 같은 대용량 저장 장치가 더욱 중요해졌다. 자성체 기반 저장 장치의 용량과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소재의 특성을 빠르게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 중 하나는 빛을 이용해 자성 소재의 특성을 제어하는 옵토-스핀트로닉스(opto-spintronic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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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연구논문 제1저자인 포항가속기연구소 장호영 박사(왼쪽)와 교신저자 천세환 박사.

4세대 선형 방사광 가속기는 수십 펨토 초(천조 분의 1초)의 펄스 시간 폭 덕분에 초고속으로 일어나는 자성 소재 특성 변화를 관측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옵토-스핀트로닉스 기술 구현을 위한 새로운 자기 상태를 발견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측정 기법의 틀에서 벗어나 공명 엑스선을 이용, 자성체 내 결맞는 양자 스핀 파동을 직접 관측하는 일을 시도했다. 공명 엑스선으로 증폭된 양자 스핀 신호를 통해 4차원 시공간에서 양자 스핀 파동을 시각화했다. 이 실험 기법은 자화량이 작은 자성체 뿐 아니라 자화량이 존재하지 않는 반강자성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자성체 내부 양자 스핀 정렬 구조를 알 수 있는 공명 자기 엑스선 회절 실험 기법으로 육방정계 철 산화물을 측정했다. 특히 광학 레이저 펌프-엑스선 프로브(laser pump-X-ray probe) 측정으로 빛을 시료에 쪼인 이후 시간에 따라 자기모멘트(magnetic moment)의 움직임을 관측했다. 여러 개의 회절 신호 변화로부터 양자 스핀 파동 형태를 3차원공간에 재구성하고, 시간(1차원)에 대한 변화를 추적해, 최종적으로 반강자성 양자 스핀 파동을 4차원 시공간 내에 시각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첨단 방사광 연구 시설을 이용해 양자 소재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기법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빛을 이용해 자기 모멘트 정보를 초고속으로 제어하고자 하는 옵토-스핀트로닉스 기술 분야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기본연구, 해외대형연구시설활용연구와 함께 위상양자신소재의 양자물성 및 시공간특성연구(포스텍-막스플랑크 연구소, 포스텍 포톤사이언스센터), 중견연구 과제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최근 물질 연구 분야 국제 권위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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