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징계위 열고 적절성 가려
일반인 사법 접근성 향상 목소리
해외 스타트업 新법률시장 창출
리걸테크 업계가 20일 열리는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징계위의 이번 판단이 '로톡 사태'뿐만 아니라 리걸테크 산업 전체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징계위는 로톡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변협에서 징계받은 변호사 123명이 제기한 이의신청에 대해 심의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판사, 변호사 등 총 8명이 위원회를 꾸려 변협의 징계가 적절했는지를 판단할 예정이다.
로스쿨제도 도입으로 2012년 약 1만2000명이던 변호사가 2021년 3만명을 넘겼다. 변호사 3만명 시대가 도래했지만 국민은 여전히 내가 원하는 변호사를 찾기 힘들다. 법률 시장의 정보 비대칭 때문이다.
대법원 민사 본안 및 형사사건 변호인 선임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3월까지 민사 소송 1심에서 나홀로 소송 비중은 72.7%에 달한다. 지난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리걸테크산업협의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2.4%가 “아는 변호사가 1명 이하”라고 답했다.
리걸테크는 일반 이용자의 사법 접근성을 높였다. 국내에서 리걸테크 서비스를 하는 기업은 30여곳에 달한다.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국민 중 약 52.2%는 로톡을 방문해 변호사 정보를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로톡 상담 건수는 최근 3년간 연평균 9.8%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84만건을 돌파했다.
시장 규모도 성장했다. 최근 3년간 로톡을 통한 수임료 거래액은 2020년 3554억원, 2021년 4734억원, 2022년 6505억원으로 추정된다. 로톡 이용자 중 12%는 “로톡이 아니었다면 변호사의 도움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 답했다. “고려는 했겠지만 변호사 도움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 답한 응답 비율까지 합하면 80%에 달한다.
로톡은 특히 청년 변호사에게 효용이 크다. 정액 광고료만 지불하면 이용자를 유치할 수 있다. 로톡 활동 변호사 중 74.7%는 개업 10년 이하의 청년 변호사다.
미국의 경우 리걸테크 기업의 증가와 시장 확대는 궤를 함께 한다. 2012~2022년까지 10년간 리걸테크 스타트업 수는 약 4.8배 증가했다. 동시에 102조원의 새로운 법률 시장이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태언 리걸테크산업협의회장은 “해외 리걸테크는 1000개 이상으로 급성장 중이고, 법률시장의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며 “지금은 해외 인공지능과 싸워야 할 때임을 자각하고 법무부가 리걸테크의 주무부처가 되어 산업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