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또 다시 자동차 혁신을 시도한다. 이번엔 차량 속 디스플레이다.
16일 테슬라는 운전석과 조수석 전면을 가득 채우면서 운전자와 동승자가 서로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 일명 '프라이빗 뷰' 또는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switchable privacy display)'로 불리는 기술이다.
테슬라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으로 이 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삼성·LG 등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와 개발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화로 차량 속 탑재되는 디스플레이가 늘고 있다. 아날로그 침으로 표시되던 계기판은 바뀐지 오래고, 오디오·내비게이션·에어컨 등을 제어하는 센터페시아에도 큰 화면이 탑재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운전석에서 조수석까지 하나의 단일 패널(필러투필러)로 채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실제로 벤츠는 이런 디자인의 50인치대 디스플레이 탑재를 준비하고 있다.
테슬라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려는 중이다. 운전석 계기판부터 센터페시아를 거쳐 조수석 전면부에 이르는 공간에 하나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배치하면서도 운전석과 조수석 화면을 분리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려는 것이다.
이는 운전자와 동승자의 안전과 오락을 동시에 충족하려는 시도다. 디스플레이는 하나지만 운전자와 동승자가 볼 수 있는 화면을 분리해 운전자는 운전에 집중하고, 동승자는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게 하려는 의도다.
테슬라가 요구한 기술 사양에 따르면 운전석에서 조수석 화면은 디스플레이가 켜진 상태에서도 완전히 보이지 않는다. 모니터 보안 필름처럼 시선을 돌려도 볼 수 없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조수석 동승자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주사율 높은 디스플레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사율이 높다는 건 화면 전환이 빠르다는 얘기로, 움직임이 많은 게임을 더 부드럽고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프라이빗 뷰',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기술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중요 화두가 되고 있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3에서 LG디스플레이, 샤프 등 복수 기업이 프라이버시 뷰 콘셉트의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소개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진화는 자동차 전장화와 함께 자율주행 시대에 들어 더 빠른 변화가 예상된다. 과거에는 운전자가 차량 운행에 모든 주의를 기울여야 했지만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따라 운전 외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가 나만의 생활공간으로 발전하면서 모든 디지털 정보의 창이 되는 디스플레이도 새롭게 변신할 전망이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