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모빌리티도 폼팩터 혁신…돌돌 말았다 펼치는 車 스크린 나왔다

세계 첫 롤러블 인포테인먼트 개발
화면 숨기고 18~30인치까지 펼쳐
증강현실 헤드업·분할 기술도 확보

스마트폰·정보기술(IT)·가전에 이어 모빌리티 시장에서도 ‘폼팩터 혁신’ 바람이 분다. 화면을 펼치는 ‘롤러블’, 움직이는 ‘스위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기 출시가 잇따른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해 자율주행·커넥티비티·전동화 등 미래차 인포테인먼트(IVI)용 전장 부품으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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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 상무가 움직이는 스위블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 상무는 지난 26일 경기도 용인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 IVI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한 상무는 “IVI는 인간과 기계가 상호작용(HMI)하는 자율주행 환경의 변화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며 선도적 대응을 강조했다.

이는 자율주행, 전동화, 커넥티비티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전환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현대차·기아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자동차 시장이 SDV로 전환하면 현대모비스는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IVI를 개발했다. 롤러블은 말렸다가 펼칠수 있는 디스플레이다. IVI에 숨었다가 펼친 후 추가로 2배 이상 화면이 나온다. 화면이 조금만 나올때 18인치, 완전히 폈을때 30인치다. OLED 패널을 사용해 화면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는 뒷면에 빛을 내는 백라이트를 배치하거나 OLED 대비 두께 차이가 존재한다.

현대모비스는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해 차량용 시장을 겨냥, 롤러블 IVI를 개발했다. 한 상무는 “롤러블은 10만회를 구부려도 훼손되지 않을 정도의 양산성을 만족했다”며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스위블, 헤드업 폼팩터도 차세대 IVI를 위한 것이다. 스위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모바일, IT, 가전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이다. 스위블은 자율주행차에 최적화된 신기술로, 34인치 초대형 커브드 화면이 위 아래로 움직인다.

현대모비스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 HUD)와 25인치 화면 분할(로컬디밍) HUD 기술도 확보했다. AR HUD는 내비게이션, 각종 주행 경고 등을 운전자 시야상에 배치, 운전자가 도로를 주시하면서 주변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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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EC랩장, 최진영 인포디스플레이섹터장, 윤찬영 HUD광학셀장, 임홍열 디스플레이선행셀장, 이대순 ICS시스템셀장(왼쪽부터)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유수의 자동차 업체와 거래하는 모빌리티 부품 업체다. 회사는 OLED의 차량 탑재가 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가 모바일, 가전 등을 잇는 새로운 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 시장 점유율(금액기준)은 93%다.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시장에 대응해 전장 부품 고도화로 수주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올해 전장 부품 분야 해외 수주 목표액은 53억5000만달러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 톱100 순위에서 5위(배터리업체 포함시 6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2011년 10위에 오른 이후 최고 순위다. 자동차부품업계의 전통적 강자이자 최대 경쟁업체인 일본 아이신(7위)을 처음으로 앞섰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