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도 의견청취…'유증 제동' 고려아연의 선택은

Photo Image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고려아연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면서 고려아연은해 전문가와 주주들의 의견 청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 유상증자 강행 혹은 철회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말 고려아연은 사외이사 7인을 중심으로 유상증자 관련 논의를 진행한다. 이들은 시장전문가 및 주주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청취해 유상증자 철회 등을 이번주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373만 2650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해 약 2조 5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유분산구조와 주주기반 확대 등을 통한 국민주로서 자리매김한다는 명분을 앞세웠다. 또 우리사주조합 20%의 물량을 배정하며 추가 의결권 확보 등의 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 6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효력이 중단된 상황이다. 금감원은 “유상증자 추진 경위 및 의사결정 과정, 주관사의 기업실사 경과, 청약 한도 제한 배경, 공개매수신고서와의 차이점 등에 대한 기재가 미흡한 부분을 확인했다”며 “투자 판단을 위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보완 요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제동과 더불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군이라고 평가받던 기업들이 고려아연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경영권 방어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고려아연 지분 0.8%(15만8861주)를 모두 처분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역시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지분 0.7% 중 일부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 이후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약 35%, 영풍·MBK파트너스 지분은 약 38%이었지만 우군의 고려아연 지분 정리로 양측의 지분 격차가 벌어지게 됐다.

MBK 파트너스, 영풍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은 오는 27일을 심문기일로 결정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관련해서 이사진 등이 이해관계자들을 만나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