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투세 폐지 동의 꺼내자…국내증시 급상승 코스닥 3%↑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하면서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탔다. 2022년 금투세 시행을 당론으로 채택한지 2년 만의 입장을 선회하면서 금투세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쉽지만 주식시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게 맞겠지만,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투자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투자소득세는 거래세를 폐지하거나 줄이는 대신에 대체해서 도입한 제도”라며 “이것 때문에 주가가 떨어진다기보다는 사실 주가 하락의 주원인은 정부 정책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이 대표는 주식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증시가 정상적으로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 조달과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이번 정기 국회 내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부터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정쟁화되고 있는 금투세 논란을 종식하는 대신 이사 충실 의무를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7월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 독립이사 선임 의무화, 대기업 집중투표제 등을 담은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밸류업 대책으로 제안한 바 있다. 야당 의원 안팎으로 관련 내용을 담은 개정안도 잇따르고 있다.

여당은 이 대표의 결정에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 폐지는 국민의힘이 여름부터 집요하게 주장했던 민생 정책 중 하나”라며 “민주당이 늦었지만 금투세 완전 폐지에 동참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68포인트(0.26%) 상승한 2549.04로 장을 열었다.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 급등하기 시작해 1.83% 오른 2,588.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3.43% 상승한 754.07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모두 일제히 상승했다. SK하이닉스가 6.48%, LG에너지솔루션(3.27%), 셀트리온(3.48%), 기아(3.29%)도 3% 상승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민주당 주도의 상법 개정 드라이브가 예상되는 만큼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업 테마가 상법 개정이라는 추가적인 모멘텀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코스닥지수와 밸류업 주식의 아웃퍼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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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회의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4kjhpress@yna.co.kr(끝)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