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中企, 기술혁신 과정에 규제 경험…“현실 맞게 규제 변해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가장 필요한 기술혁신 규제 개선 응답 결과

#섬유 기업 A사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싶지만 난항에 빠졌다. 조세·관세·자금지원·병역특례 등 혜택이 주어지는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정받으려면 연구전담인력을 일정 규모 이상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뿌리 산업은 학사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부설연구소의 학력 조건·겸직요건 완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혁신에 나서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에 가로막히는 일이 빈번하다. 중소기업 75% 가까이가 산업 변화에 맞는 규제 환경 정비, 규모에 따른 규제 차등화 등 규제 행정 개선을 요구했다. 자금지원 역시 중소기업 기술혁신을 위해 시급한 지원책으로 꼽았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2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제조 중소기업 35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술혁신 규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기업의 69.2%는 최근 3년 내 기술혁신 활동을 수행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용 물질·의약품 제조업과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기술혁신이 활발했다.

다만 응답기업 다수가 기술·제품개발, 제품생산, 판매·마케팅 등 기술 혁신 3단계 과정에서 규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키기 어려운 신생기업 연구인력 조건, 품목별로 다른 기술표준 허가 서식, 유해물질을 매 실험마다 신고해야 하는 번거로움 등 기업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 탓이다.

정보부족도 기업 기술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자동차·트레일러업에 종사하는 B사는 신기술 인증(NET) 신청 과정에서 기술설명서 작성 양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비용을 지출하고 컨설팅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 기술개발 지원사업을 수행할 때는 경비 사용계획이 조금만 변경되더라도 이를 신청하고 승인받아야 하는 부담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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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필요한 기술혁신 규제 개선 응답 결과(자료=중소기업중앙회)

가장 필요한 기술혁신 규제 개선 방안을 꼽는 질문에는 불합리한 규제행정 개선이 28.5%로 가장 많았다. 기업 규모를 고려한 규제 차등화, 산업 변화에 맞는 기존 규제 정비 등은 각각 20.6%, 15.5%로 나타났다. 유사·중복 규제 해소 응답(10.2%)까지 포함하면 현실에 맞는 규제 변화를 요구하는 의견이 74.8%에 달했다. 규제 정보 제공 확대를 원하는 응답도 21.2%였다.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응답기업 69.5%가 자금지원을 꼽았다. 전문인력 지원과 인력 인정요건 완화, 검사 생산 설비 및 장비 지원이 각각 37.6%, 33.9%로 뒤를 이었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정부가 먼저 나서 기술혁신 단계별 규제를 완화해 산업계 전반에 혁신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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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촉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 분야(자료=중소기업중앙회)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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