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가 살아난다…삼성 5·7나노 가동률 9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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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AI·오토모티브 수요 증가 영향
수율 안정화에 생산성도 향상
반도체 바닥 찍고 개선세 관측
3분기 턴어라운드 ‘긍정’ 신호

삼성전자 초미세 파운드리 가동률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첨단 반도체인 인공지능(AI)과 오토모티브(차량용)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반도체 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하반기 반등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와 7나노 공정 합계 가동률이 90%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60%대였던 작년 말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5나노만 따로 살펴도 가동률이 80% 안팎까지 늘어났다”면서 “AI와 오토모티브 반도체 양산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5나노와 7나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주력 공정이다. 가장 기술적으로 앞선 공정은 3나노지만 아직 수요가 한정적이다.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도 5나노와 7나노 공정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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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5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암바렐라 자율주행용 반도체

가동률 상승은 국내외 AI 반도체 업체 주문과 차량용 반도체 기업 위탁 생산을 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국내 리벨리온과 딥엑스, 해외에서는 암바렐라 등이 삼성 공정을 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5·7나노대 수율이 안정화되면서 생산성이 크게 높아진 것도 가동률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협력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과 올 초까지 반도체 시장 침체로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다수 설계 프로젝트가 속속 재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설계자산(IP) 포팅이나 설계자동화(EDA) 툴 적용 등 반도체 양산을 위한 파운드리 공정 최적화 작업을 기다리는 건수도 상당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I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HBM과 같은 신규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 것처럼 시스템 반도체 성장은 D램이나 낸드 플래시 같은 메모리 수요를 견인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서도 반도체 업황의 반등 가능성이 엿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은 60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5.9%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6000억원으로 6.3% 줄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거나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다며 3분기에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가능성을 전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부문이 재고자산평가손실이 1분기보다 줄어들면서 바닥을 찍고 개선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한다”며 “3분기부터 공급 축소 및 수요 회복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D램 평균판매가격 상승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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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 내 고성능컴퓨팅(HPC)·오토모티브 수주 현황 및 목표 - 자료 : 삼성전자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