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BOE 패널 구매 축소 추진...특허 소송 확전

삼성과 BOE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급망에서 BOE 배제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BOE는 삼성전자 TV·스마트폰 등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협력사다. 최근 삼성전자에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전략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BO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적용 검토를 중단했다. BOE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 MX사업부와 상당 기간 협력을 추진했으나 논의를 전격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BOE 공급이 확정적이었으나 양사 갈등 때문에 철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사 갈등은 특허소송이다. 지난 5월 BOE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액정표시장치(LCD) 특허를 침해했다며 중국서 소송을 제기했다.

발단은 좀 더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미 유통 업체들이 중국산 특허 침해 OLED 패널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요청했다. 유통 업체가 조사 대상이었으나 지목된 제품이 BOE 패널이었다. BOE는 이에 발끈, 자진 조사에 나섰다.

BOE는 반격했다. 올해 5월 미국에 특허 무효 소송과 중국서 OLED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BOE는 중국 소송에서 삼성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까지 포함시켰다.

삼성전자는 BOE 핵심 고객사다. TV·스마트폰·태블릿 등에 BOE 패널을 대량 구매하는 '빅 바이어'다. 그럼에도 소송 대상으로 삼은 건 삼성디스플레이와의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BOE LCD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고 보고, 약점 삼은 것이다.

BOE 공격에 삼성전자도 대응에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그치지 않고 TV에 사용하던 BOE LCD 패널 구매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BOE LCD를 대체하기 위해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 제안을 받았으며, 삼성이 일본·대만 쪽을 염두에 두고 있는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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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TV 메이커이자 스마트폰 제조사다. TV는 연간 4000만대, 스마트폰은 연간 2~3억대를 만든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구매 변화는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BOE는 LCD 시장 1위 회사다. 삼성전자가 LCD 구매를 BOE에서 LG디스플레이·샤프·AUO 등으로 옮길지, 또 이번 분쟁을 계기로 OLED TV 전환을 앞당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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