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첨단 의학 기술로 전립선암 치료는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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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대한비뇨기종양학회장(아주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전립선암이 국내 남성암 발생 3위를 기록하며, 불과 5년 만에 발생 순위가 두 계단 상승했다.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이 보편화돼 국내 전립선암 환자 수는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50대 이상 남성이라면 전립선암에 경각심을 갖고 전립선 건강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전립선암은 조기 진단 여부가 환자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립선암은 초기 단계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으며, 초기에 발견할수록 선택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이미 진행된 이후 질환을 발견하는 환자가 많다. 대한비뇨의학재단과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국내 전립선암 환자 21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암 환자 약 2명 중 1명이 '3기 이상' 단계에서 전립선암을 진단받았다. 이처럼 종양이 전립선을 벗어나 다른 장기로 원격전이가 발생한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5년 상대 생존율이 45.9%로 급감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더욱 중요하다.

전립선암 발생이 급증하는 추세 속에서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전립선암 치료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소 전립선암의 경우 완치를 목표로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이나 방사선 치료, 능동적 감시요법, 호르몬 치료 등을 시행해 볼 수 있다. 또 종양이 전립선 바깥의 전립선 피막, 정낭, 방광 등을 어느 정도 침범한 상태인 국소진행성 전립선암이라면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 방사선 치료, 대기 관찰요법, 호르몬 치료 등이 가능하다. 종양이 전립선을 벗어나 뼈, 폐, 간, 뇌 등 외부로 원격 전이된 전이성 전립선암의 경우 항암요법과 호르몬 수용체 억제제 등이 표준치료 옵션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 의학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 PSMA(Prostate specific membrane antigen) 표적 치료제, 방사성 리간드(Ligand) 치료제 등이 각기 다른 기전으로 전립선암 치료의 효과성을 입증하며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PARP 억제제란 DNA 복제 과정에서 손상된 DNA 단일 가닥의 복구를 돕는 효소인 PARP 작용을 차단하는 표적 치료제다. PARP 활성부위에 달라붙어 암세포의 손상된 DNA 단일 가닥이 복구되지 못하도록 유도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다. 올해 2월 올라파립이라는 PARP 저해제가 최초로 국내에 등장한 상태다.

PSMA 표적 치료제는 전립선특이막항원 단백질(PSMA)을 표적 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킨다.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는 특정 표면 분자를 가진 암세포를 표적할 수 있는 리간드와 방사성 동위원소를 링커로 연결한 약물을 투여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이다. 아직 국내에 들어온 PSMA 표적 치료제 및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는 없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사용 중으로 국내에도 곧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첨단 혁신 의학 기술의 발달로 전립선암 치료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전립선암 발생률과 이로 인한 사망률이 늘고 있지만, 극복을 위한 의료진과 연구진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기에 전립선암 완치의 날이 머지않으리라 기대해 본다.

김선일 대한비뇨기종양학회장(아주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sikimuro@aumc.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