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속도전…정부·삼성,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2년 단축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입하는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 앞당겨진다.

국토교통부, 경기도(용인시), 삼성전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7일 협약을 맺고 용인 남사읍 일대 710만㎡ 부지에 조성할 예정인 첨단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사업기간을 기존 7년에서 5년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반도체가 핵심 경제 안보 자산으로 부상하고, 이를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산단을 조기 조성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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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왼쪽부터)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토지 정비, 용수, 전력 등 반도체 클러스터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5년 내 구축하기로 했다. 그린벨트(GB)·농지 등 입지규제 사전협의와 신속한 예비타당성조사 추진을 통해 당초 계획보다 2년을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2030년 말 반도체 1개 공장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최소 0.4GW 전력이 필요하고 2042년 5개 생산라인 가동 시에는 7GW 이상이 필요하다. 용수는 2030년 말 기준 일 3만톤, 2042년에는 일 65만톤 이상이 공급돼야 한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특성상 전력, 용수와 같은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큰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합심해 이를 신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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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처인구 남사·이동읍 일대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부지 전경. 전자신문DB

삼성전자는 이날 2026년 말부터 용인 시스템 반도체 공장을 착공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앞서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5개 이상 반도체 공장을 순차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프라 조성 단축에 따라 삼성 투자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용인 반도체 산업 단지는 삼성전자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공장을 삼성이 만들고, 이곳에 반도체 설계 회사(팹리스)와 소재·부품·장비 기업 150개를 유치해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처음 계획이 확정됐으며 다시 3개월 만에 클러스터 구축 기간이 단축됐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용인 국가산단을 발판삼아 삼성 반도체가 초일류 도약하고 양산 테스트를 지원하는 등 파트너사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도울 것”이라며 “전기·용수 등 인프라 적기 확보와 신속한 인허가로 용인 국가산단이 제대로 조성되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신속한 산단 조성을 위해 삼성전자·지자체와 협업, 기업 의견을 산단 계획에 반영하고 사업계획 집행에 차질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평택 등 인근 반도체 기업도 연계해 설계·생산·후공정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용인(경기)=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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