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프랑스가 인공지능(AI)과 원전,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도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한-프랑스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세계가 불확실성과 복합위기에 직면한 지금, 양국 협력은 첨단기술과 미래전략 산업 분야로 확장돼야 한다. 오늘 실질적 경제협력 증진과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우주, 항공 등 미래 전략산업 협력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우리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다수의 협력 분야를 갖고 있다”며 에너지와 배터리, 반도체, AI, 원전, 우주, 방위, 항공 분야 등을 열거하며 화답했다.
특히 “내일 한국 사절단의 대기업과 만나 프랑스가 재산업화를 위해 그동안 기울인 노력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 양국에 있어서 산업은 단순한 경제 문제 이상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양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재건을 위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입을 모았다. 또 북한 핵·미사일 위협 및 북한 인권 침해 대응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대한민국은 차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해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국제법을 위한 공동의 약속에 의거해 북핵 위기에 결연히 대처하기 위해 한국을 지지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달성 목표를 재확인했다. 특히 “명백한 인권 침해 역시 지속적으로 단호히 규탄할 것”이라며 “한국의 최근 안보리 진출은 이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가 긴밀하게 공조할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또 각자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바탕으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현을 위한 협력에도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도전하는 부산에 대한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스 국민의 관심을 기대한다는 뜻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피난민으로 가득 찼던 부산이 이제는 한국 제1의 항구도시이자 세계 제2위 환적항이 됐다”며 “부산 세계박람회는 BIE가 표방해 온 혁신과 협력 정신을 이어받아 글로벌 기업 간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교류의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