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조직 개혁 요구’로 번진 ‘김남국 코인’…당내 청년 갈등도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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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의혹이 청년조직 개혁 요구로 번지는 모양새다. 청년조직 개혁 요구와 맞물려 계파 갈등에 따른 긴장감도 감지되면서 민주당 내 청년들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민주당 소속 청년 일부는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전대위)가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대학생·청년 당원이 중심인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 혁신과 쇄신의 탈을 쓰고 기성 정치의 병폐를 답습해온 전대위에 실질적인 혁신과 쇄신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민주당 전대위 쇄신을 요구하는 대학생·청년 권리당원 512명 일동’ 명의로 진행됐다.

이는 양소영 전대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양 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대위 17개 시도당 위원회 공동명의로 당내 혁신을 촉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돈 봉투 의혹과 김 의원의 코인 의혹과 관련해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나 이날 청년들은 당시의 기자회견의 절차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기자회견 추진 과정에서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양 위원장이 기자회견 기획부터 실행까지 시·도당 대학생위원장과의 논의 과정을 소상히 당원께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을 주도한 임지웅 민주당 고양정 대학생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전대위 기자회견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 기자회견에 동의한다 혹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이 배제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민주당 전대위 등이 폐쇄적으로 운영됐다는 비판이 나온 만큼 당내 청년조직에 대한 쇄신 요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비토 정서 등으로 인해 청년 조직이 둘로 운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당내에서도 고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중진 의원들 역시 이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기자회견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도 논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에 함께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계파와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양 위원장의 기자회견과 맞물려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논란의 출발이 ‘김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이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도부 출신인 한 청년 정치인은 이날 본지에 “양 위원장은 어쨌든 전국위원회 선거를 통해 위임받은 권한이 있는 상태”라며 “이 부분을 조심해야하긴 하지만 어떤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이 매번 모든 구성원에게 물을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양 위원장이)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 이에 대한 인지 등의 의견을 냈고 민주당의 쇄신 방향에 대한 주장 대신 양 위원장이 구성원에게 의견을 묻지 않았다는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지엽적인 시선”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차라리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내용을 이야기하는 게 맞다. 형식에 대한 문제 제기인 탓에 김 의원을 둘러싼 코인 의혹에 대해 ‘말을 그만하라’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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