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소비 심리 위축 등 어려운 업황에도 수익성 향상에 방점을 두고 점포·인력 효율화, 물류비 절감 등 체질 개선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백화점·마트·e커머스 등 쇼핑 사업부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가운데 가전 시장 침체와 새벽 방송 중단 여파로 하이마트·홈쇼핑은 저조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롯데쇼핑은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63.7% 증가한 1125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5616억원으로 5.5% 줄었으며 당기순이익은 578억원으로 16.4% 줄었다.
백화점 부문은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겼다. 롯데백화점 1분기 매출은 7.0% 늘어난 7960억원, 영업이익은 21.1% 증가한 1310억원으로 집계됐다. 마진율이 높은 패션 상품군 매출이 고신장하면서 기존점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해외 백화점 또한 엔데믹 효과로 매출이 10.5% 증가했다.
할인점·슈퍼 부문은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마트 1분기 영업이익은 32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점포·인력 효율화, 판관비 개선 작업이 성과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매출은 1조4470억원으로 2.4% 감소했다. 롯데슈퍼 또한 매출은 6.7% 감소한 326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34.8% 증가한 84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온을 담당하는 e커머스 사업부는 3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1분기 영업손실 200억원으로 적자 폭을 250억원 줄였다. 지난해부터 선보인 뷰티·명품·패션 등 버티컬몰 매출은 24% 증가했다. 정보기술(IT) 역량 내재화를 통해 IT 용역비를 39% 절감한 점이 눈에 띈다.
영화관을 운영하는 컬쳐웍스는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1분기 매출은 54.3% 증가한 1120억원을 기록했고 적자 폭을 줄이며 영업손실 11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가전양판점과 홈쇼핑은 영업 환경 악화로 실적이 하락했다. 롯데하이마트는 1분기 영업손실 260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으며 매출도 6261억원으로 25.6%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전 시장 부진이 심화된 탓이다. 롯데홈쇼핑도 매출액이 16.0% 하락한 2310억원, 영업이익이 87.6% 감소한 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부터 적용된 새벽 방송 중단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두고 글로벌 사업과 계열사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백화점은 최근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프로모션을 확대한다. 하반기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하는 등 베트남 사업에도 힘을 싣는다. 마트·슈퍼는 통합 소싱조직 구축을 통해 손익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홈쇼핑은 다양한 신사업 투자 확대에 나선다.
김원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백화점·마트·e커머스 등 쇼핑 사업부를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며 “올해는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성공적으로 오픈하고 국내 사업 내실을 다져 실적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