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가장 큰 우주발사체인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이 시험비행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인 달 탐사를 넘어 화성 탐사 문을 열기 위한 스타십이 시험비행 성공으로 인류 심우주 탐험 도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타십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인류 화성개척 계획 실현을 위한 항성 간 기본 운송수단이다.
총 길이는 120m에 달하며 '슈퍼헤비'라고 불리는 길이 70m, 폭 9m 초대형 1단 로켓 부스터와 2단 로켓 및 우주선인 스타십으로 구성됐다,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지구궤도와 같은 저궤도에서는 스타십 우주선에 사람과 화물을 싣고 대기권을 오가며 화성과 같은 심우주 항행을 할 때는 로켓 부스터를 활용한다.
스타십 규모는 1960년대 유인 달 탐사 임무를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작했던 새턴V를 비롯해 최근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로 개발한 차세대 대형로켓 블록2 카고(SLS)보다 높이가 높을 정도로 현존 우주발사체 가운데 역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추력 또한 7700톤 수준으로 새턴V나 SLS보다 두 배 이상이다.
스타십은 앞서 지난 2월 지구궤도 비행을 앞두고 로켓추진 성능을 점검하기 위해 점화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슈퍼헤비 로켓에 장착된 랩터엔진 점화시험을 진행한 결과 33개 엔진 중 31개가 10초가량 불꽃을 내뿜으며 작동했다. 기존 기록이었던 엔진 14개 동시 점화를 넘어선 수준이다. 당시 스페이스X는 엔진 2개가 가동되지 않았지만 시험 결과를 근거로 지구 저궤도 비행까지 충분한 추력을 낸 것으로 평가했다.
엔진 점화시험을 마친 스페이스X는 지난 1일 발사장으로 스타십을 이동, 3일에는 발사대에 세워진 로켓에 연료를 주입한 상태다. 이후 오는 12일까지 스타십 궤도 시험비행을 위한 항행경보도 발령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스타십 시험비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첫 궤도 시험비행은 슈퍼헤비 로켓 위에 스타십 모델을 장착해 발사할 예정이다. 스타십은 발사 직후 부스터 역할을 한 로켓이 분리된 뒤 플로리다해협을 지나 궤도비행을 한다. 이후 하와이 카우아이섬 인근 태평양에 입수하는 것으로 전체 시험비행 과정에는 약 90분이 소요된다.
스타십 시험비행 시점이 임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과학계 또한 그 결과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스타십은 NASA가 추진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착륙선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첫 시험비행 결과에 따라 프로그램 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스타십을 쏘아 올리는 로켓 부스터 슈퍼헤비 또한 첫 시험비행에 성공하면 공식적으로 그 성능을 입증, 가장 강력한 로켓이라는 칭호를 얻으며 인류가 심우주 탐사를 위한 기술력을 확보한 사례로 남게 된다.
최근 NASA가 화성 유인탐사를 목표로 발표한 '문투마스' 계획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NASA는 지난달 달을 중간 거점으로 화성 유인 탐사를 하는 문투마스 프로그램 전담 조직을 설립했다.
현재 진행 중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으로 유인 달 탐사를 마친 뒤 곧바로 화성으로 진출하겠다는 목표 아래에 유인탐사에 필요한 장비 및 탐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관리하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