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이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 4000억원 대 흑자를 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3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조9471억원(연결 기준),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수치며 전년 757억원 영업손실은 흑자로 돌아섰다.
업계는 배민의 실적 호조 원인을 크게 3가지로 보고 있다.
3년여 동안 지속돼 온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팬데믹으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그에 따른 입점 식당 수도 함께 늘면서 배민을 통한 주문 수와 결제액이 동반 상승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입점 식당 수는 2019년 말 13만6000여 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30만여 곳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입점 식당이 늘면서 배민의 주력 사업 상품인 '울트라콜' 광고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주문 수는 지난해 총 11억1100만건으로 2019년 4억 건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배민에 따르면 코로나 3년간 주문과 거래액은 나란히 3배 늘어났다.
배달 플랫폼이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선 것도 영업이익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배민1은 10개월 가까이 라이더에게 배달료를 추가로 지급하는 프로모션 요금을 적용해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지난해 3월 프로모션은 종료됐으나 단건 배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유지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배민에 따르면 배민1은 현재 앱 내 전체 음식 주문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아울러 배민은 엔데믹으로 인한 주문 건수 감소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에 따르면 배민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사회적거리두기 완화 직전인 지난해 4월 2082만명에서 8월 2067만명으로 0.6%인 14만명 밖에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배민이 배민1 등 소비자 수요 변화를 빠르게 감지해 맞춤형 서비스에 선투자한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낮은 수준의 주문중개 이용료를 책정하고 울트라콜 이용료 또한 9년째 동결 중이기에 식당의 배민 선호 현상이 생겼다는 풀이다.
배민의 흑자 전환은 이미 지난해부터 점쳐져 왔다. 2021년 700억원대의 영업적자에는 김봉진의장의 주식 증여 비용 약 1000억원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었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배달의민족은 이미 2021년에 2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한 셈이다.
배민의 흑자가 올해도 지속될지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성장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배달 앱 거래액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1월 온라인쇼핑 동향 발표'에 따르면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7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거래액과 비교해서도 8.3% 감소했다.
시장경쟁도 배민의 흑자 기조에는 걸림돌이다. 네이버 등 거대 플랫폼사의 배달 시장 진출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성장 발판이 사라지며 시장 확보 경쟁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