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이 조선시대에 기록된 혜성 관측 사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천문연은 23일 성변측후단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비전 선포식과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성변측후단자는 조선시대 관상감이 작성한 천문관측 국가 공공 기록물이다. 혜성과 같이 천체 위치나 밝기가 변하는 것을 성변이라 하는데 성변측후단자는 이러한 천체 변화를 매일 관측한 기록물이다.
천문연은 한국천문학회, 한국우주과학회, 연세대를 공동 주관 기관으로 성변측후단자 등재를 위한 '성변측후단자 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를 구성, 조선 왕실 혜성 기록물 자산의 과학적·역사적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한다. 유네스코 등재 관련 국내외 상황을 점검하고 기존 등재 사례를 분석해 성변측후단자 등재를 위한 방향성을 논의한다.
추진위가 주목하고 있는 성변측후단자 내용은 1759년 헬리혜성 관측기록으로, 왕실 산하 관청이 관측한 자료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천문 관료 총 35명이 25일간 핼리혜성을 관측해 핼리혜성 이동 경로, 위치, 밝기 등을 세세하게 기록했으며, 조선시대 천문학 수준을 보여줄 수 있는 귀중한 기록유산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보에 올리기 위해선 학술대회 및 심포지엄 다수 개최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국가천문대 역할을 수행 중인 천문연은 성변측후단자를 보관하고 있는 연세대와 관련 학회인 한국천문학회, 한국우주과학회와 함께 2025년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목표로 학술대회와 세미나 그리고 대국민 홍보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형목 추진위원장은 “성변측후단자 상세 기록과 그림은 조선시대 밤하늘을 관측한 생생한 현장 기록”이라며 “오늘날에도 연구 가치가 높은 학술자원이자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료”라고 평가했다.
박영득 천문연 원장은 “성변측후단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국가적, 과학사적으로 중요한 과업”이라며 “추진위원회의 등재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