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때 데이터는? 로밍·유심 '뜨고' 포켓 와이파이는 '뚝'

컨슈머인사이트, 코로나 전후 해외 데이터 이용 방법 비교

여행자가 해외 방문 때 휴대폰 데이터를 접속하는 방법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통신사 '로밍'과 해외 현지 '유심(USIM)' 이용이 증가한 반면 과거 가장 많이 쓰던 '와이파이 라우터(포켓 와이파이)' 방식은 최하위로 밀렸다. 코로나로 확 달라진 여행 트렌드와 통신사의 로밍 상품 다양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 연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번 '이동통신 기획조사'로 지난 1년 이내 해외 방문 경험자와 향후 1년 이내 해외 방문 계획자에게 현지에서 휴대폰 데이터 이용 방법에 대해 묻고 추이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데이터 접속 방법은 △이용하는 통신사 데이터 로밍, △해외 현지 유심 구매·사용, △와이파이 라우터(포켓 와이파이) 이용, △유료 데이터 이용 안 함(무료 와이파이만 이용) 등 4가지를 제시했다.

◇ 해외여행 갈 사람도 '로밍' 가장 선호…다음은 '유심', '포켓와이파이'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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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방문 때 휴대폰 데이터 이용방법 비교. 사진=컨슈머인사이트

2022년(이하 하반기) 기준 해외 데이터 이용 방법은 로밍 방식이 36.1%로 가장 많았다. 유심을 구입해 이용한 비율이 33.8%로 그 다음이었고, 포켓와이파이 방식은 22.3%로 낮았다. 3년 전인 2019년 포켓와이파이 30.1%, 유심 26.7%, 로밍 24.0%였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순서가 됐다. 데이터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9.2%에서 7.8%로 감소(-11.4%p)해 이 기간 데이터 이용률 자체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로밍 방식은 40대와 50대 이상, 유심 방식은 20대와 30대, 포켓와이파이 방식은 10대의 사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특징도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고 디지털 이용에 서툰 40, 50대 이상은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편리성을 우선적으로 추구했고 20, 30대는 가성비를, 10대는 데이터 용량을 중시하는 등 특성에 따라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을 중시했다.

해외여행 계획자의 이용 의향을 보면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기준 향후 1년 이내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 소비자는 로밍(33.3%)과 유심(32.7%) 이용 의향이 엇비슷한 수준으로 높았고, 포켓 와이파이는 25.1%, 이용 안 할 것이라는 응답은 8.8%였다. 2019년 대비 증감률도 해외여행 경험자의 추이와 대체로 일치한다. △로밍과 유심의 이용률 동반 상승 △로밍의 더 큰 약진 △포켓 와이파이의 하락 △전체 이용률의 증가(‘이용 안 함’ 감소) 등 많은 점에서 그렇다.

◇ 로밍 이용 기피 이유는 여전히 '요금 폭탄' 공포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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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방문 때 데이터 이용방법 선택 이유. 사진=컨슈머인사이트

데이터 이용 행태에 이같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우선 달라진 여행 트렌드 때문이다. 코로나이후 해외 방문 자체가 격감했고, 방문 목적에서 여행(2019년 83%→2022년 64%)은 감소한 대신 출장·업무 비율(9.1%→21.2%)이 높아졌다. 출장·업무 여행 특성 상 요금이 비싸더라도 이용하기 편하고 믿을 수 있는 통신사 로밍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무난한 편리성에 요금이 저렴한 유심 이용도 증가한 반면 여럿이 사용할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인 포켓 와이파이는 여행의 언택트·개인화 트렌드에 밀려 오히려 후퇴했다.

국내 주요 통신사가 다양한 로밍 요금제 출시, 요금 할인 등 프로모션을 앞다퉈 선보인 점도 로밍 이용률을 높인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로밍의 가장 큰 약점은 여전히 비싼 요금이다. 1년내 해외여행에서 로밍을 이용할 계획인 소비자는 그 이유로 대부분 ‘국내 통화·문자 등 이용이 편리해서’(47%), ‘신청·개통·반납 등의 절차가 간편해서’(45%)를 꼽았을 뿐 ‘요금이 저렴해서’라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반면 유심 이용자 57%는 저렴한 요금을, 포켓 와이파이 이용자는 저렴한 요금(53%)과 데이터 용량(46%)을 꼽았다.

최근 몇 년간 데이터 로밍이 해외여행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코로나 시기 해외여행은 사실상 초토화됐고 회복도 더딘 데 비춰볼 때 해외 로밍 시장도 이용률은 늘었지만 규모 자체는 크게 줄었을 것이다. 로밍을 이용해 본 소비자의 만족률(5점 척도 중 TOP2 %)은 57% 수준으로 유심(59%), 포켓 와이파이(52%)와 차별성이 없었다. 그 이유는 물론 ‘요금폭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모처럼 맞이한 로밍의 상승세가 계속될지,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통신사의 대응 전략이 주목된다.

이 리포트는 컨슈머인사이트가 2005년부터 수행한 ‘이동통신 기획조사’를 바탕으로 한다. 조사는 컨슈머인사이트의 86만 IBP(Invitation Based Panel)를 표본틀로 연 2회(매년 3~4월/9~10월, 회당 표본 규모 약 4만명-17차부터) 실시하며 이동통신 사용 행태 전반을 조사 범위로 한다. 2022년 하반기에는 3만5519명을 조사했으며, 표본추출은 인구구성비에 따라 성·연령·지역을 비례 할당하여, 모바일과 PC를 이용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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