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하이브, SM엔터 인수 총력전 2라운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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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분 15.78%를 확보한 1대주주 하이브와 4.9%를 확보한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 모두 지분 추가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7일 SM엔터 지분 공개매수를 공식화했다. 오는 26일까지 주당 15만원에 지분 35%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확보한 SM엔터 지분 4.9%(카카오 3.28%, 카카오엔터 1.63%)를 포함해 총 39.9%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측은 “SM엔터 등 3사는 거대 글로벌 엔터기업과 견줄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전략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며 “SM엔터와 파트너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앞서 하이브는 이수만 SM엔터 창업자 지분 14.8% 인수로 SM엔터 1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어 공개매수한 지분 0.98%를 더해 15.78% 지분을 갖게 됐다. 향후 넘겨받을 이 창업자 지분 3.65%를 더하면 총 19.43% 규모 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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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는 카카오가 39.9%의 지분 확보를 공식화한 이상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신규 투자 유치를 시작했다. 넷마블 등 관계사 참전으로 SM엔터 주식을 추가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대주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은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카카오 관련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지분 추가 확보뿐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 등을 약속하며 SM엔터 주주와 임직원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SM엔터 경쟁력과 'SM 3.0' 등 미래 비전, 전략 방향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SM엔터가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독립 운영을 보장하고 수평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국내외 사업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는 모범적 지배구조 실현, 전문성·독립성·청렴성을 갖춘 경영진을 통해 하이브와 SM엔터가 글로벌 4대 엔터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SM엔터 음악콘텐츠사업에 '품질 최고주의 철학'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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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공개매수 성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주당 15만원 공개매수를 통해 각각 지분 17.5%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공개된 7일 주당 14만9700원으로 거래가 종료됐다. 전일 13만100원 대비 15.07% 급증했다.

하이브가 주가 10만원 전후 상황에서 주당 12만원 공개매수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12만원대를 유지하며 공개매수에 실패한 것과 유사한 패턴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한인 26일까지 주가가 15만원 전후를 유지하면 카카오의 공개매수도 실패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카카오에 우호적인 이성수 SM엔터 공동대표 0.11% 등 현재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 0.67%(2022년 3분기 기준)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센터장 이상 SM엔터 직책자 26명 전원이 카카오의 주식 공개매수 계획을 지지했다.

SM엔터 주요 주주는 하이브·카카오·이수만 창업자 외에 국민연금(4.32%), 컴투스(4.20%), KB자산운용(3.83%), 신원미상의 기타법인(2.73%) 등이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