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급속한 기술발전이 이뤄지는 미래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이오헬스·로봇·메타버스 등의 신산업 규제혁신 방안을 내놨다.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해 환자 동의시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을 허용한다. 로봇 보도 통행을 연내 허용하고 수중 청소로봇으로 유출기름을 회수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한다. 또 메타버스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가상 상표제도를 정비해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 기반을 조성한다. 메타버스 '임시기준제도'도 도입해 메타버스 장비 경찰·소방 업무 활용을 허용한다.
정부는 2일 경기도 판교 메타버스 허브센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 경제단체장,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현재 마주하고 있는 어려운 경제환경 하에 기업활력을 높이기 위한 규제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오늘 논의된 규제혁신 방안들을 속도감 있게 개선해 우리 기업들이 마음 편히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세계시장으로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헬스,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비대면 진료 제도화
보건복지부는 바이오헬스 7대 핵심 분야에 대한 규제혁신을 추진한다. 국민 생명을 보호하고 민간 기업 혁신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혁신적 의료기기 △혁신·필수 의약품 △디지털 헬스케어 △첨단재생의료·첨단바이오의약품 △유전자 검사 △뇌-기계 인터페이스 △인프라 부문에서 규제를 개선한다.
디지털치료기기 건강보험 적용방안을 정립하고 민·관협의체를 통해 △비대면 임상시험가이드라인 △혁신 신약에 대한 적정 보상방안을 마련하고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유형을 세분화 할 계획이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도 추진한다. 재진환자와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도서벽지·재외국민·감염병 환자 등 의료취약지·사각지대 환자를 대상으로 우선 추진한다.
또 의료기관이 안전관리기준을 충족하는 제3자에게 개인 의료데이터를 직접 전송할 수 있도록 근거 법령을 마련한다. 의료정보 특수성을 반영하기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법' 제정도 병행 추진한다.
첨단재생의료 활성화를 도모한다. 고위험 임상연구 심의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재생의료시술(가칭) 도입과 임상연구 대상 질환 확대를 검토한다.
소비자직접시행(DTC) 유전자 검사 가이드라인(지침)을 개정하고, 뇌 신호로 기기를 조작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기술은 다부처 협의체·민간 자문단 구성과 BMI 특화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 가이드라인(지침) 마련 등으로, 전주기 기술 개발을 촉진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바이오헬스는 저성장 시대 미래먹거리 산업이자, 국민 건강과 국가 안보에서도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면서 “복지부는 바이오헬스 신시장을 창출하고 국민에게 더 나은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바이오헬스 분야 규제혁신을 지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로봇 보도통행, 2년 앞당겨 올해 조기시행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첨단로봇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로봇 신 사업을 창출하기 위한 규제혁신 방안을 망라했다. 구체적으로 △모빌리티 △안전 △협업·보조 △인프라 등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규제 개선 과제를 51개 선별했다. 또 이중 39개 과제는 내년까지 개선할 계획이다.
우선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당초 목표인 2025년보다 2년 앞당겨 올해 지능형로봇법을 개정, 실외이동로봇의 정의와 안전성 기준을 신설한다. 경찰청은 로봇의 보행자 통로 통행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을 연내 개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로봇이 도시공원에서 통행하도록 공원 내 출입 가능한 30㎏ 미만 동력장치 무게 제한을 완화하는 제도 개선도 검토한다. 자율주행로봇이 이동 시 주변상황정보를 수집하도록 개인정보보호법에 처리 근거를 신설한다.
로봇의 안전서비스 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개선방안도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수중청소로봇이 유출기름을 회수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해양오염방제업 등록기준을 개정한다. 2025년까지는 선박표면 청소작업에 로봇을 활용하도록 국제해사기구(IMO) 지침 개정과 연계해 기준을 마련한다.
이외 사람과 협업·보조하는 로봇 서비스 산업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내년까지 로봇 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이동식 협동로봇 안전기준을 마련한다. 로봇의 새 비즈니스를 촉진하기 위해 가상·실환경 기반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로봇은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등 신기술이 집약된 분야로 기반기술이 될 수 있고 생산성 높일 수 있는 신 자본재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민간협의체와 범부처를 통해 규제 개선을 주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 조성…가상상표제도 정비, 지식재산권 보호
메타버스 규제혁신 방안 시행으로 산업 생태계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가상상품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상표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 메타버스 내 가상상품 유통 등 새로운 상표 사용행위가 증가하면서 상표권 침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메타버스에서의 거래 등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상표 사용행위 관련 침해사례, 판례 등을 고려해 상표 제도를 정비한다.
메타버스 창작자의 지식재산권 보호 방안을 마련한다. 메타버스에서 창작되는 아바타용 의류, 아이템 등의 법적 보호 범위와 창작자-이용자 간 권리관계를 둘러싼 법적 쟁점이 발생한다. 창작자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저작권법상 보호대상과 범위 등에 대한 기준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법적 분쟁을 사전에 막는다.
실감형 융합콘텐츠의 창출·공유를 위한 저작물 이용 활성화를 지원한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현실 세계의 저작물을 대상으로 일일이 저작권 이용 허락을 받는 것은 비용 부담 등 문제로 한계가 있다. 공공저작물, 권리 기간 만료 저작물 등을 소재로 사용해 실감형 융합콘텐츠를 창출·공유하도록 실감형 데이터베이스화 할 계획이다.
규제 불확실성도 해소한다. 개인영상정보의 안전한 활용기준을 마련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는 증강현실(AR) 기기 등 메타버스 구현에 사용되는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정보처리 관련 규정이 없다. 촬영사실 표시, 부당한 개인 권리침해 금지 등을 전제로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를 통한 개인영상정보의 안전한 수집·활용 기준을 마련한다.
이밖에도 △가상 아바타에 대한 성적 추행 관련 제도 정비 △게임-메타버스 구분을 위한 가이드라인 △대체불가능토큰(NFT)의 법적 성격 판단을 위한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지원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산업 진흥법' 제정을 비롯해 민간 규제개선 건의 등을 위한 원스톱 창구 설치, 메타버스 윤리원칙 확산 등을 통해 신산업 규율체계도 정립한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