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활성화-소비자 권익"...통신으로 판 키우는 공정위

보조금 상한 상향·알뜰폰 확대 보고
이통3사 광고 제재·담합 조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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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산업 규제와 경쟁 활성화에 깊게 개입하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와 업무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통신업계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심의를 앞둔 5세대(5G) 통신 서비스 속도 과장 광고 혐의에 대한 제재 수위도 높아질 수 있다.

26일 공정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공정위로부터 '민생경제 분야 경쟁촉진 방안'을 보고받고 “독과점 폐해를 줄이고 실효적인 경쟁 시스템을 조성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공정위는 단말기 시장 분석을 실시하고 방통위와 협업, 세부 개선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경쟁 활성화 방안으로 단말기 보조금 상한선을 높이고 알뜰폰 사업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최근 금융·통신시장 과점구조 해소 방안에 대해 “소비자 관점에서 후생을 높이기 위해 어떤 경쟁을 제고해야 하는지 내부에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에 집중한다. 그동안 공정위의 역할이 시장 경쟁 제한에 대한 제재였던 만큼 새 조사와 그에 따른 기업의 제재에 초점이 맞춰질 공산이 크다.

공정위는 이통 3사의 5G 서비스 속도 과장 광고 심의를 앞두고 있다. 공정위는 대통령 보고에서 “경쟁제한 및 소비자 권익 침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시로 이통 3사가 5G 서비스 속도를 실제 구현 가능한 속도보다 부풀려 광고했는지 여부와 관련한 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심사하겠다고 언급했다.

통신사 담합에 대한 추가 조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정위는 지난 5년 동안 이통3사 또는 계열사 간 담합 의혹 6건을 조사했지만 4건은 무혐의 처리됐다. 제재받은 사건은 공공 분야 전용회선 사업 입찰 사건, 모바일 메시지 제공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담합을 한 행위다. 통신요금과 관련한 담합은 혐의를 포착하지 못했다.

통신사를 향한 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시기라는 점도 큰 변수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상태에서 윤 대통령이 공정위에 대책 마련을 주문한 점도 통신업계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통신요금은 2020년까지는 요금인가제로 운영됐다. 그러나 특정 요금제를 인가하면 다른 사업자들이 이를 기준으로 요금제를 만들면서 담합 등의 비판이 제기됐고, 현재는 유보신고제로 전환됐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공정위에 통신 관련 임무를 부과한 것은 과기정통부도 그동안의 업무방식에 불만이 있었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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