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생산능력 11만톤 확보
美 규제 피해 국내 배터리3사 공략
보급형 전기차 겨냥 LFMP 개발도
중국 이차전지 소재 업체 롱바이가 2025년까지 한국 양극재 공장에 1조원을 투자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에 이차전지 소재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미국의 대중국 규제를 피해 한국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도 담겨 귀추가 주목된다.
롱바이는 한국 자회사 재세능원의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초 2025년까지 6000억원을 투입, 연산 7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었지만 규모를 1조원으로 확대했다.
롱바이는 현재 충북 충주에 1공장을 두고 있다. 처음엔 3공장까지 지을 계획이었으나 4공장까지 증설하기로 했다. 이에 총 11만톤을 한국 내 공장에서 확보하기로 했다.
재세능원 관계자는 “기존에 세운 투자 계획 대비 투자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3, 4공장 부지를 이미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롱바이가 한국 투자를 늘리는 건 국내 배터리 업체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소재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1분기부터 충주 공장에서 양극재를 출하한다. 해외 배터리 업체에 우선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롱바이가 한국 내 생산능력을 확충하면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능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하이니켈 NCM 양극재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중국 공장을 포함한 회사 전체 양극재 생산능력이 40만톤에 달해 '규모의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롱바이는 또 국내 기업들이 취약한 리튬인산철(LFP) 계열 배터리를 한국에서 개발·공급할 방침이다. 롱바이는 LFP에 망간을 추가한 LFMP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LFP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는 곳은 없다. LG화학이 LFMP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LFMP는 NCM 양극재 대비 가격 경쟁력이 앞서고, 망간을 추가해 성능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기여가 예상되는 배터리다. 유상열 재세능원 대표는 “LFMP 양극재 등 보급형 전기차에 적용하는 양극재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롱바이는 2014년 유 대표가 창업한 이엠티를 인수, 인연을 맺게 됐다. 유 대표는 삼성SDI 출신이다. 국내 양극재 업체 엘앤에프에서 NCM 양극재 상용화를 주도했다. 재세능원은 NCM, NCA 양극재뿐만 아니라 LFMP 양극재로 해외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