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물가인상 고통분담은 국민만 하나

Photo Image

퇴근 후 삼겹살에 소주 한잔 기울이는 직장인까지 줄어들게 생겼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리터당 30.5원이 올라 885.7원이 된다. 맥주세는 지난해 이미 리터당 20.8원이 오른 상태다. 주세 인상은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소주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주세 인상 요인은 없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소주 주재료인 주정 가격이 지난해 10년 만에 7.8% 올랐다. 그러나 주정 공급사들은 영업이익이 감소,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소주병 공급가도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이상 올랐다. 다양한 원가 부담으로 소주 출고가의 인상 가능성이 짙다.

출고가가 올라가면 소비자가는 더 높은 비율로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해 소주 출고가가 약 85원 오르는 사이 소매 판매가는 100~150원 뛰었다. 식당 판매가격은 평균 1000원 인상됐다. 이번에도 오른다면 음식점 소주 판매가는 6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호식품인 담배도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4500원에서 48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기술개발 비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이 담배 가격을 끌어올렸는지는 미지수다.

술값 인상 소식에 주류 종목의 주식은 상승세를 탔다. 코스피 하락세에도 소주·맥주 가격 인상에 상승 동력이 생겼다. 주류업체들은 주가와 수익성을 동시에 잡는 효과가 생겼다.

서민 생활 환경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1%를 기록했다. 퇴근길 동료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하루 시름을 달래기도 벅차진다. 각종 공공요금부터 생활용품, 식음료까지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어려운 시기에 국민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말만 너무 많이 나왔다. 최근 흐름은 정부 대책은 없이 국민만 고통을 감내하라는 것처럼 느껴진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