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에 재상장한 가상자산 위믹스(WEMIX)의 거래량이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9일 오전 기준 코인원에서 위믹스의 거래량 비중은 4.4%로 리플(XRP)에 이은 5위를 기록 중이다.
재상장 직후였던 17일에는 거래 비중 11.15%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비트코인(32.88%)에는 못 미쳤지만 리플(9.42%)을 제치고 이더리움(15.47%)을 바짝 추격했다. 코인원에서 위믹스 거래가 재개된 것은 지난 16일 18시부터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주요 코인 거래량을 모두 앞질렀다. 세간에서 거론되던 '위믹스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9일 기준 위믹스 거래량 비중은 코인원이 24.39%, 게이트아이오가 25.90%로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번 상장폐지로 인해 글로벌 거래소로 이동했던 위믹스 상당수가 코인원으로 돌아온 것이다. 코인원 역시 위믹스 입금량이 큰 상위 투자자에게 에어드롭을 지원하는 등 재상장을 이용자 확대 기회로 삼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위믹스 가격 역시 가파르게 올라 상장폐지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상장폐지 확정 결정이 난 지난해 11월 22일 위믹스는 2000원에서 500원으로 4분의 1토막이 났다. 하지만 코인원이 재상장 공지를 낸 이달 16일에는 가격이 1600원대에서 2500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코인원의 위믹스 재상장을 두고 적절한 조치였는지 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위믹스의 상장폐지는 디지털자산연합체 닥사(DAXA)의 공동 결정이었는데, 회원사인 코인원이 독자 결정을 내린 것이 타당했느냐가 논쟁거리다. 닥사 상폐 결정이 강제가 아닌 자율규제 성격이 있다 해도 코인원 재상장은 연합체가 내린 결정을 사실상 무시한 것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인원은 이번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닥사 측과 논의하거나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
코인원은 재상장 결론을 내린 배경으로 '유통량 위반, 정보제공 및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상장폐지가 된 프로젝트라도 공식 절차를 밟아 재상장 심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원의 이와 같은 해명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위믹스 재단이 유통량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사후 조치를 취한 것은 사실이나 이전에 발생한 유통량 조작 자체가 고의적이었다고 볼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믹스 재단이 닥사 측에 제공한 자료 수치가 부정확했다. 기준 날짜를 발행량 조작 이전으로 잡는 등 고의로 문제를 숨기려는 정황도 있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주요 이해 관계자인 거래소가 상장 여부를 좌우하는 자율규제 시스템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며 “사실상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코인원이 먼저 암묵적인 룰을 깼기 때문에 다른 거래소들 역시 재상장을 꺼리지 않을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